지자체에 공무원 집단행동 촉구 괴편지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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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방자치단체 2차 구조조정을 앞두고 공무원조합 결성과 집단 대응을 촉구하는 편지가 일부 지자체에 발송됐다.

지난 16일 전북 전주시에 '5.18정신을 계승합시다' 라는 제목으로 A4용지 6장 분량의 편지가 배달됐다.

편지는 공직자인권수호총연합회 명의로 돼있으며, 발신지는 광주직할시 광산동 12번지. 전북도 확인 결과 발신지에는 그러한 단체가 없으며, 현재까지 똑같은 편지가 대전시 동구청.광주시청.전남도의 상당수 시.군 등에 전달됐다.

편지의 주요 내용은 "정치적 중립을 확립하고 희생양이 됐던 선배 공무원들의 대를 잇지 않기 위해 27일 오후 5시 전남도청 앞 5.18광장에 모여 조직을 결성하자" 는 것이다.

또 "공직사회의 민주적 발전과 근로조건 개선.실질적 복리증진.발언권 신장 등 공직을 지켜줄 조직체가 필요하다. 나와 동료.가정 등을 위해 조합의 설립 시기가 왔다" 고 주장했다.

편지는 이어 "나라가 우리에게 무엇을 해주었는가, 실질적인 신분보장을 해주었는가, 인격.경제적인 대우를 해주었는가" 라고 반문하며 "현 정부가 공무원들의 생계비를 법을 초월해 삭감하고 별도자금으로 실시해야 하는 성과급제를 기존 수당을 삭감해 나눠먹기식으로 지급하는 등 공직사회를 몰살시키려 하고 있다" 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일부 공무원들이 호응하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6급 金모 (41) 씨는 "공무원들에게 직장협의회를 설립토록 하고 있으나 서로 눈치를 보며 전면에 나서지 않는데다 직장협의회는 공무원들의 이익을 대변해주기엔 미흡하다" 며 "따라서 전국 공무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강력한 조직을 결성,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고 말했다.

전주 =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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