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해외에선] E메일 언어폭력 몸살앓는 美대학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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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미국 대학 사회가 E메일 언어 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부분 익명으로 발송되는 '폭력 메일' 은 주로 소수 민족과 여학생들을 비방하는 내용이어서 학생들간의 위화감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명문 스탠퍼드 대학은 히스패닉계와 흑인을 비방하는 E메일 때문에 학교 전체가 발칵 뒤집어 졌다.

2만5천명의 학생과 교직원에게 배달된 이 메일로 인해 해당 인종 학생들이 발끈한 것은 물론이고 매일 아침 E메일을 열어보는 것이 일상이 된 학생들이 서버를 관리하는 학교측에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뉴욕타임스는 "차마 입에 닮을 수 없는 욕설이 가득한 메일을 읽은 학생들 중 일부는 정신적인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고 보도했다. 학교측도 익명의 메일을 보낸 학생을 찾기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하르트 캐스퍼 총장은 성명을 내고 "이런 메일들은 전체 대학 사회에 의해 반드시 추방되어야만 한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넬대에서도 신입생들이 재미로 주고 받았던 '여자들에게 언론의 자유를 주어서는 안되는 75가지 이유' 라는 제목의 메일이 학교 전체로 퍼지면서 물의를 일으켰다.

코넬대측은 "한 학기에 2~3건의 E메일 오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이같은 사건이 점점 증가하자 미국 정부도 보다 강도높은 제재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한 대학생이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히스패닉계 학생들에게 살해 협박 메일을 보냈다가 적발돼 2년형을 선고 받았다.

미국법에 따르면 E메일을 통해 타인에게 피해를 줄 경우 최고 70만달러의 벌금이나 7년형을 선고 받게 된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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