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준비위 발표 밀레니엄 사업 내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대통령 자문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장 李御寧) 는 2000년 맞이 D - 2백일인 15일 밀레니엄 사업의 기본틀을 확정, 발표했다.

확정된 사업안에 따르면 서울상암동 난지도 일대를 환경생태도시로 가꿔나가는 한편 99년말 한국에서 채취한 햇볕과 날짜변경선 부근에서 채취한 새천년 지구촌의 첫 햇볕을 올림픽행사 등에 사용하는 '영원의 씨불' 로 보존하게 된다.

위원회는 사업분야를 ▶평화 ▶환경 ▶새 인간 ▶지식창조 ▶역사의 다섯 개 부문으로 정하고 여기에 맞춰 새천년에 필요한 세부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李위원장은 "새천년준비위는 자문기구일 뿐 실행기구가 아니다" 며 "이번 사업은 관 (官) 주도가 아니라 민 (民) 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성사시킬 것" 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번 행사를 참여형 행사로 만들기 위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새천년 비전을 모집, 선정된 시민 2천명의 글을 모아 대한출판협회 주관으로 99년말까지 책자와 디지털 매체를 통해 공개한다.

또 각계각층에서 활동중인 지식인 가운데 '밀레니엄 지원자' 를 모집, 새천년의 쟁점을 발굴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이날 제시된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이나 언론사.민간단체가 있다면 오는 21일까지 신청해줄 것을 요청했다.

◇ 새천년 맞이 행사 = 변산반도 지역에서 12월 31일 저녁 금세기 마지막 지는 해의 햇볕을 채화 (採火) 하는 '천년 마지막 햇볕' 행사가 벌어진다.

특수 감광 (感光) 리엑터를 통해 1초 이내의 햇볕을 순간적으로 불로 변화시켜 이를 평화의 횃불 등에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일출행사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율적으로 실시한다.

다만 서울 남산을 비롯, 울산.정동진.포항 호미곶.부산 해운대의 5개 지역에 한해 국가 차원의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 세계 최초의 햇볕 채화 = 2000년 첫 해가 뜨는 곳에 원양어선을 보내 감광 리엑터로 햇볕을 채화해 이를 국내로 옮겨온다는 계획이다.

이 불은 변산반도에서 채화한 금세기 마지막 햇볕과 포항 호미곶에서 채화한 한국의 2000년 첫 햇볕을 합해 '영원의 씨불' 로 간직하게 된다.

이 불은 2002년 '평화의 기상대' 에 설치될 평화의 횃불에 원불로 사용하고 2000년에 개최될 올림픽 등 세계 각종 대회 성화의 씨불로도 공급하게 된다.

◇ 한국발 뉴밀레니엄 선언 = 다섯 가지 사업분야에 해당하는 밀레니엄 리더 그룹으로 하여금 새천년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게 한다.

예컨대 평화부문에서는 노벨상 수상자를 중심으로 한 국제 저명인사의 평화메시지를 받아 한국발로 전세계에 내보내게 된다.

2000년에 스무살이 되는 '즈믄이' 2천명을 선발, '젊은이 새천년 선언' 을 하게 되며, 디지털화를 통한 기록과 문화의 보존을 위해 '역사 새천년 선언' 도 할 예정이다.

이같은 한국발 선언들은 '글로벌 뉴밀레니엄 카드' 나 연하장 등으로 만들어 전세계에서 사용토록 한다는 계획.

◇ 평화의 공원 = 상암동 난지도 일대를 밀레니엄 타운으로 정하고 생태환경도시로 선언할 계획이다.

상암지역은 급격한 산업주의와 도시화가 낳은 쓰레기터인 만큼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이곳에 평화의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 공원 안에는 향후 1백년에 걸쳐 문화.역사기록을 보관하는 '평화의 열두대문' 이 차례로 건립된다.

첫째 대문 건립은 2000년 1월 1일 기공식을 갖고 2002년 6월에 1차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 사회.도시 환경조성 = 각 지방자치단체가 희망할 경우 그 지역에 있는 길이 3백m 정도의 거리를 '새 즈믄해 거리' 로 지정, 간판 디자인 등을 정비해 주고 이색적인 이벤트를 벌여 명물거리로 만들어 준다.

◇ 한글의 세계화 = 한국의 위상을 올리고 뛰어난 한글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문자가 없는 에스키모.아이누 등과 협의, 한글 사용을 유도할 방침이다.

김국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