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 남북 대화 핫라인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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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남북간에는 군사긴장 상태를 다룰 수 있는 공식적 직접대화 채널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장성급 회담은 유엔사령부와 북한간의 군사대화 채널. 지난해 6월 첫 회의가 열린 뒤 이번까지 모두 여섯차례 열렸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양측이 자기 주장만 늘어놓다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끝나 서해 사태 해결을 위해 앞으로 어떤 채널이 활용될지 주목된다.

본래 남북간 군사충돌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기구는 군사정전위원회 (MAC) 와 중립국감독위원회가 있었다.

판문점에 본부를 둔 군정위는 정전협정 위반 사건을 처리하는 게 주임무. 군정위 본회의는 유엔사측이 지난 91년 3월 한국군 장성 (黃源卓 소장.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을 군정위 수석대표로 임명한데 대해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중단됐다.

비교적 가벼운 휴전협정 위반을 논의하는 '비서장 회의' 도 92년 9월 이후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군정위 서로간의 연락체계를 24시간 유지하기 위해 설치된 '공동일직장교 회의' 와 공동경비구역 내 긴장완화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되는 '경비장교 회의' 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94년 4월 군정위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하면서 '반쪽 기구' 로 전락했고 사실상 정전협정 시행기구로서의 기능은 정지됐다.

현재 남북 당국간에 열려 있는 전화대화 채널은 판문점 적십자연락사무소간 2회선. 비료수송 등 대북지원 계획을 통보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기능을 못하고 있다.

오는 21일 열릴 차관급 회담을 이끌어냈던 중국 베이징 (北京) 비공개 채널의 가동 여부도 눈길을 끈다.

정부 당국자는 "베이징 채널을 통해 회담 장소.시간 등 차관급 회담 관련 사항만 논의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 채널에서 서해 사태는 거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북한의 의도와 회담에 대한 입장 타진을 위한 모종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으리란 관측도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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