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 대통령 “북, 내가 오기를 무척이나 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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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은 (나의 방북으로 인해) 뭔가 긍정적인 결과물이 생겨날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빌 클린턴(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CNN의 인터뷰 프로그램인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해 북한 방문의 성사 과정과 현장에서 느낀 점 등을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달 4일 방북해 북한에 140일간 억류돼 있던 미국인 기자 유나 리(한국계)와 로라 링(중국계)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그는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한은 내가 가서 데리고 간다면 두 기자를 풀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들은 내가 오기를 무척이나 원했다. 나는 (방북이)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8년간의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북한과 두 차례 협상을 진행했던 경험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재임 기간 동안) 김정일과 그의 부친 김일성과 서로 존중하는 관계를 유지했다. 나는 그들에게 명확하게 내 의사를 표시하면서도 그들을 모욕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나는 그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우리가 그들을 돕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알려줬다”고 덧불였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수시간 동안 북한의 지도자와 함께 있었다. 그는 매우 주의 깊어 보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건강도 좋아 보였고, 분명하게 상황을 장악하고 있었다. ”

그는 김 위원장과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북) 정책과 관련한 대통령의 선택의 폭을 좁히고 싶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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