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기자에게 물어보세요] 남자 보기만 해도 떨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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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문> 대학 4년생입니다. 어느날 강의시간에 관심도 없던 남학생이 저를 쳐다보는 것을 보고 놀라 머리가 흔들리고 손에 진땀이 나면서 떨린 적이 있었어요. 이후론 그 친구만 보면 똑같은 현상이 반복되다 이젠 남자 교수만 봐도 그래요. 과거에 성폭행당하거나 콤플렉스도 없는데 왜 이럴까요? 이러다간 졸업 후 취직이 돼도 남자들과 같이 지내는 게 불가능할 것 같아요 (창원 여대생).

<답> 남의 시선이 두려운 '대인 공포증' 인 것 같군요.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겁내는 경우도 있고, 내 시선이 남을 괴롭힌다고 여겨 괴로워하는 분도 있어요. 자연 남 앞에선 심히 긴장돼 얼굴이 붉어지고 말문도 막혀 사회생활에 지장이 많습니다.

'대인 공포증' 은 어느날 우연히 대단치 않은 사건이 계기가 돼 점차 증상이 심해진답니다. 한번 놀란 사건을 자꾸 의식하고 집착하면서 증상이 확대되는 거죠. 이미 독자의 경우도 동급생에서 교수에게 확대됐잖아요. 이대로 방치하면 다른 남자.여자로 확대되다 결국 가족과의 만남도 꺼리게 된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 문제가 훨씬 심각하게 드러나게 되므로 빨리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하세요. 치료는 공포상황에 노출된 환자에게 공포심을 능가하는 정반대 감정을 유발하도록 자극을 주는 등의 행동치료를 주로 하는데 다행히 치료효과가 좋습니다.

때론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 강북삼성병원 대인공포증클리닉에서는 이런 환자들을 한데 모아 집단 치료해 좋은 효과를 보기도 했습니다.

황세희 기자

◇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문의내용을 생활과학팀 팩스 (02 - 751 - 5627) 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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