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상 늘리는 확실한 길은 FT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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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21일 오전(현지시간) 뉴욕 메르디앙호텔에서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인 차세대 여성지도자들과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욕=조문규 기자]


방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본격적인 ‘뉴욕 정상외교’ 활동을 펼쳤다. 기후변화정상회의(22일)와 유엔총회(23일)는 물론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박한 움직임이 뉴욕에서 전개되고 있어 ‘9월 넷째 주의 뉴욕’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녹색성장 전도사로서의 역할, 또 중국·일본 정상들과의 잇따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 공조의 틀을 짜야 하는 역할이 이 대통령에게 맡겨져 있다.

21일 이 대통령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 이어 미국외교협회(CFR)와 코리아소사이어티, 아시아소사이어티 등 3대 기관이 공동주최한 오찬 간담회에서 ‘차세대 한·미 동맹의 비전과 미래’라는 제목의 연설을 했다.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북한은 마지막일지 모를 이 소중한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며 ‘그랜드 바긴(일괄타결)’의 새 북핵 협상틀을 제시했고, 한·미 동맹의 미래상도 함께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먼저 “지난 6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채택한 한·미 동맹 미래비전은 동맹을 한 차원 성숙하게 발전시키는 공동의 설계도”라며 “범 세계적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간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비준이 미뤄지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발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한·미 간 교역은 주춤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한국의 제1위 교역 상대국이던 미국은 이제 교역 파트너 중 제5위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증가세를 보여온 한·미 간 통상 규모를 크게 확대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은 바로 한·미 FTA”라며 “한·미 FTA는 한·미동맹이 군사안보동맹의 차원을 넘어 경제와 사회를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거듭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미 양국 정부가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FTA를 마무리하는 진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오찬연설에 이어 이 대통령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기후변화 대응과 국제사회에 대한 한국의 기여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두사람 간의 여섯 번째 회동이었다.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국민을 적극 도울 것”=이 대통령은 한국시간 21일 오전 방송된 라디오 연설에서 “정부는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국민을 적극 도울 것”이라며 “이것이 정부의 서민정책 철학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발표한 ‘미소(美少)금융’ 정책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뒤 이같이 강조했다. ‘미소금융’은 대기업·금융회사들이 출연할 1조3000억원과 휴면예금 7000억원을 합쳐 기금을 조성, 저소득층·영세소상공상인·신용불량자 등에게 장기저리로 자활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다.

이 대통령은 이어 “스스로 일어서려는 서민들에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출해 줘 자활의지를 뒷받침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중도실용 서민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소금융은 나눔과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사랑과 나눔, 감사와 화합의 정신이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서민형 공공아파트를 건설하는 ‘보금자리 주택’ 사업 ▶취업 후 대출금을 갚게 해주는 학자금 상환제 등 최근 정부가 발표한 친(親) 서민정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연설은 이 대통령이 출국 전 미리 녹음해 놓은 것이다.

 뉴욕=서승욱 기자, 서울=남궁욱 기자 ,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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