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의 '女쉰들러'…美교민 친지 30명 탈출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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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뉴욕 = 신중돈 특파원]코소보에서부터 미국까지 일가친척 30명의 엑소더스가 미국사회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이들의 탈출을 주도한 인물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살고 있는 코소보교민 에바 샤키리 (36.여) . 그녀는 87년 코소보에서 미국으로 이민, 남편과 시부모.네자녀와 함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살아왔다.

하지만 발칸전쟁이 시작되면서 고향 크루셰바츠에 거주하는 친척들이 걱정돼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샤키리는 남편과 상의, 친척들을 미국으로 데려오는 '코소보 엑소더스' 계획을 세웠다.

미국 난민정착기구 뉴욕지부의 도움으로 입국허가도 얻어냈다.

문제는 흩어져 있는 친척들을 마케도니아 스코페로 모으는 것. 마침 전화가 끊기지 않은 사촌 파트미르의 집을 거점으로 삼았다.

도청을 우려, 모든 연락은 영어로 했다.

20대 남자사촌 4명이 세르비아 경찰의 추방명령으로 가족과 헤어졌다 극적으로 합류했다.

또다른 사촌은 아내가 탈출 D데이 1주일 전 나토의 공습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래도 우여곡절끝에 이들은 마케도니아 국경을 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현재 모두 샤키리의 집에 머물고 있다.

"좁은 방에서 새우잠을 자고, 조를 편성해 식사하는 등 불편이 말할 수 없지만 함께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 샤키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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