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송달호 (宋達鎬) 행장과 골드먼 삭스 투자펀드의 경영책임자 헨리 코넬은 27일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골드먼 삭스는 후순위 전환사채 인수로 2억달러, 신주 발행으로 3억달러 등 5억달러를 국민은행에 투자하며 신주 인수가는 1만2천원, 6년만기 사채의 주식전환가격은 1만4천2백원이다.
전환사채의 표면금리는 지난달 양해각서 (MOU) 의 6%에서 3%로 내려갔으나 재정경제부 등으로부터 헐값이라고 비판받았던 신주 인수가 및 전환가격은 양해각서 그대로다.
27일 국민은행 주가는 1만7천2백50원이다.
골드먼 삭스는 국민은행의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2명의 비상임 이사를 선임한다.
금융계는 골드먼 삭스가 곧바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갈 것이라며 사실상 외자유치 조건은 변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계 W투자회사 관계자는 "재협상을 제대로 했더라면 주식가격을 올릴 수 있었으나 재경부나 국민은행이 골드먼 삭스의 반발과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또 유럽계 투자은행 B사 관계자는 "차라리 신한은행처럼 주식예탁증서 (DR) 를 발행하는 게 더 좋았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민은행 측은 "골드먼 삭스가 5년간 투자한도를 초과해 국민은행 주식을 살 수 없고 1년간 주식을 팔아버릴 수도 없는 등의 조건을 붙여 놓아 크게 불리하지 않다" 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측은 "변동이 심한 주식가격을 놓고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며 "전환사채의 주식가격까지 바꾸려했다면 흥정이 안됐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골드먼 삭스는 이번 투자로 국민은행 지분의 16.6% (전환사채 주식전환 포함) 를 차지한 제1주주가 된 반면 정부 지분은 7.3%로 줄었다.
이영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