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민銀-골드먼삭스, 전환사채 금리만 낮춰 투자계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국민은행의 송달호 (宋達鎬) 행장과 골드먼 삭스 투자펀드의 경영책임자 헨리 코넬은 27일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골드먼 삭스는 후순위 전환사채 인수로 2억달러, 신주 발행으로 3억달러 등 5억달러를 국민은행에 투자하며 신주 인수가는 1만2천원, 6년만기 사채의 주식전환가격은 1만4천2백원이다.

전환사채의 표면금리는 지난달 양해각서 (MOU) 의 6%에서 3%로 내려갔으나 재정경제부 등으로부터 헐값이라고 비판받았던 신주 인수가 및 전환가격은 양해각서 그대로다.

27일 국민은행 주가는 1만7천2백50원이다.

골드먼 삭스는 국민은행의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2명의 비상임 이사를 선임한다.

금융계는 골드먼 삭스가 곧바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갈 것이라며 사실상 외자유치 조건은 변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계 W투자회사 관계자는 "재협상을 제대로 했더라면 주식가격을 올릴 수 있었으나 재경부나 국민은행이 골드먼 삭스의 반발과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또 유럽계 투자은행 B사 관계자는 "차라리 신한은행처럼 주식예탁증서 (DR) 를 발행하는 게 더 좋았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민은행 측은 "골드먼 삭스가 5년간 투자한도를 초과해 국민은행 주식을 살 수 없고 1년간 주식을 팔아버릴 수도 없는 등의 조건을 붙여 놓아 크게 불리하지 않다" 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측은 "변동이 심한 주식가격을 놓고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며 "전환사채의 주식가격까지 바꾸려했다면 흥정이 안됐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골드먼 삭스는 이번 투자로 국민은행 지분의 16.6% (전환사채 주식전환 포함) 를 차지한 제1주주가 된 반면 정부 지분은 7.3%로 줄었다.

이영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