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전면 개각 단행… 전문. 개혁성인사들 발탁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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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24일 이규성 (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을 비롯한 경제부처 각료를 대거 경질하고 총선에 대비,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정치권에 복귀시키는 등 조각 (組閣) 수준의 전면개각을 단행한다.

金대통령은 이와 함께 기획예산처장관.중앙인사위원장 (이상 장관급) , 국정홍보처장 (차관급) 등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신설 기관장도 임명해 제2기 내각 인선을 마무리짓는다.

金대통령은 이어 이르면 25일 중 내부 승진 위주의 차관급 후속인사도 단행할 방침이다.

金대통령은 23일 오후 입각 내정자와 퇴임예정 장관들에게 개별통보를 했다고 박지원 (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朴대변인은 "金대통령과 김종필 (金鍾泌) 총리가 지난 22일 청와대 관저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비정당인. 전문성과 개혁성.능력있는 인사의 발탁' 등 세가지 인선 원칙아래 조각 수준의 전면개각을 하기로 했다" 면서 "그러나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정치권으로 복귀시킨다는 '비정당인' 인선 원칙에도 예외가 있을 것" 이라는 말로 일부 정치인 출신 각료의 유임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신임 각료 인선에는 지역안배를 고려했고 여성도 포함됐다" 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박상천 (朴相千) 법무.박태영 (朴泰榮) 산업자원.이정무 (李廷武) 건설교통.최재욱 (崔在旭) 환경.이해찬 (李海瓚) 교육부장관 등 정치인 출신 장관들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천용택 (千容宅) 국방.신낙균 (申樂均) 문화관광부장관은 유임과 교체설이 엇갈리고 있다.

李교육부장관이 교체될 경우 조규향 (曺圭香) 청와대교문수석이, 李건설교통부장관 후임으로는 이건춘 (李建春) 국세청장의 기용이 유력시된다.

역시 정치인 출신인 정상천 (鄭相千) 해양수산부장관에 대해선 임명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 金총리가 유임을 희망했고 金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숙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 문제로 논란의 대상이 됐던 김모임 (金慕妊) 보건복지부장관에 대해서도 金총리가 유임을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전해져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농.수.축협 비리에 대한 감독책임을 물어 김성훈 (金成勳) 농림부장관은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새로 임명되는 장관에는 金대통령이 구상하는 2기 개혁작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성을 지닌 실무형.개혁성향의 인사들이 등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강인덕 (康仁德) 통일부장관 후임으로는 청와대 임동원 (林東源) 외교안보수석이 유력시된다.

재경부장관에는 청와대 강봉균 (康奉均) 경제수석의 입각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진념 (陳稔) 기획예산위원장, 또는 이헌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과 전윤철 (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을 포함한 경제장관들의 수평이동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6공에서 강경한 재벌정책을 펼쳤던 김종인 (金鍾仁)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재경부장관 또는 청와대 경제수석 기용도 검토됐다.

법무부장관에는 김태정 (金泰政) 검찰총장과 신건 (辛建) 국가정보원2차장 등이 후임자로 논의됐다.

한편 박지원 대변인은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지분문제와 관련, "金대통령과 金총리는 그러한 문제를 별로 고려하지 않았으며, 김중권 (金重權) 청와대 비서실장이 두분간 조화로운 대화의 메신저 역할에 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안다" 는 말로 지분에 집착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朴대변인은 "이번 제2기 내각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더욱 철저한 개혁을 통해 경제를 반석 위에 올려놓고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것" 이라며 "金대통령은 새 정권 출범때 조각을 했던 심정으로 개각을 단행키로 했다" 고 말했다.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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