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사관학교’로 떠오른 마쓰시타 정경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세운 ‘마쓰시타 정경숙’. [중앙포토]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1894~1989)가 세운 ‘마쓰시타 정경숙’이 ‘민주당의 사관학교’로 떠올랐다.

민주당 연립정권의 집권으로 16일 개원된 중의원에서 마쓰시타 정경숙은 8명의 민주당 초선 의원을 등원시켰다. 내각에도 2명이 입각했다. 재선~8선에 이르는 기존 의원 23명(민주당 17명, 자민당 6명)을 합하면 마쓰시타 출신 중의원 의원은 모두 31명에 달한다. 공명당(21명)·공산당(9명) 등 군소정당을 능가하는 규모로 세력이 커지면서 정경숙 출신 정당을 만들자는 논의도 나올 만큼 일본 정치에서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참의원이 3명(민주 2명, 자민 1명), 광역자치단체장이 2명, 시장이 9명이다.

 ◆일본 정계 주류로 부상=민주당 정권에서 언제라도 총리 자리에 도전할 수 있는 ‘정치 스타’로 꼽히는 중의원 6선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이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교토(京都)대를 졸업한 87년 마쓰시타 정경숙에 들어갔다. 2005년에는 43세에 민주당 대표를 역임하면서 ‘정경숙 출신 1호’ 당 대표를 기록했다.

총무상에 취임한 하라구치 가즈히로(原口一博)는 5선 의원이다. 야당 시절부터 줄곧 당 총무를 맡으면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했다. 정경숙 1기생으로 5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간사장 대리는 ‘당의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면서 민주당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30년째 스파르타식 교육=마쓰시타 정경숙은 마쓰시타의 유훈에 따라 인간관·국가관·역사관·일본 전통정신·정치이념·경영이념 등을 필수과목으로 배우고 있다. 마쓰시타는 생전에 “새로운 국가 비전이 필요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79년 사재 70억 엔을 털어 가나가와현 지가사키(茅ヶ崎)시에 세운 마쓰시타 정경숙은 2년간 무료로 가르치고, 매달 20만 엔의 생활비까지 지급하기 때문에 대부분 명문대 출신이 독차지하고 있다.

25~35세를 대상으로 7~8명의 소수 정예 인재를 선발해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빡빡한 스케줄로 합숙 교육을 시킨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