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란 전성시대] 계란 한 알도 꼼꼼히 따지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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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류의 계란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좋은 계란을 생김새 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사진은 산란일자가 찍힌 풀무원의 계란.

(上)산란일자부터 유통기한을 적용했는지 살펴본다. (下)풀무원자연란에 표기된 동물복지인증 마크. [사진=최명헌 기자]

계란은 오래도록 우리의 식생활을 풍요롭게 지켜온 영양덩어리다. 50g 안팎의 작은 한 알은 단백질·지방·인·칼슘·철분 등 온갖 영양소의 집합체다. 괜히 완전식품으로 불리는 게 아니다. 웰빙이 트렌드인 요즘 계란도 발빠른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청국장란·DHA란·홍삼란·솔잎란·오가피란…. 바야흐로 ‘기능란 전성시대’다. 하지만 정작 고르자니 주부들은 헷갈린다. 어떤 게 좋은 계란일까.

냉장유통인지 산란일은 언젠지 살펴라
어떤 식품이든 선택의 첫번째 조건은 신선함이다. 계란은 보관온도(섭씨 5℃가 적당)가 중요한 포인트. 온도가 높으면 신선도가 떨어지므로 가능한 한 냉장유통 과정을 거친 제품을 구입한다.

다음은 산란일. 풀무원 계란사업부 김좌근 PM은 “유통기한을 포장일부터 적용한 계란들은 산란일을 알 수 없다”며 “풀무원의 경우 생산된 지 3일 이내의 원란만 상품화하고, 산란일을 포장 및 계란에 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눈으로 신선도를 구분하는 법도 있다. 우선 껍질은 결이 곱고 광택이 있으며, 더럽지 않아야 한다. 깨뜨렸을 때는 껍질과 내용물이 쉽게 분리되는지 살펴본다. 신선할수록 노른자의 형태가 둥글고 높게 형성된다. 노른자에 이쑤시개를 꽂아보는 것도 방법. 신선할수록 많은(20개 정도) 이쑤시개가 쓰러지지 않고 잘 꽂힌다. 흰자는 투명하며 노른자를 감싸고 있는 양이 많을수록 좋다. 깨뜨리지 않고 신선도를 알아보고 싶다면 10% 식염수에 넣어보면 된다. 신선한 계란은 가라앉지만 오래된 계란은 물 위에 뜬다.

나에게 맞는 기능성 계란을 골라라
최근엔 기능성을 내세운 제품이 줄을 잇고 있다. 닭이 먹는 사료에 따라 오메가란·청국장란·DHA란·홍삼란·솔잎란·오가피란 등 숱한 이름의 계란이 탄생한다.

기능성 계란이라고 무턱대고 사기보다 쓰임새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지혜다. 풀무원 ‘어린이와 여성에게 좋은 엽산이 2.1배 풍부한 달걀’엔 비타민B의 한 종류인 엽산이 함유돼 있다. 엽산은 기형아 출산·빈혈·혈소판 감소·심장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므로 임산부의 필수식품이다. 단백질과 핵산의 합성에 작용,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좋다.

행복한 닭이 낳은 계란을 먹어라
베트남 승려이자 작가인 틱낫한의 저서 『화(anger)』엔 이런 내용이 있다. “분노한 닭이 낳은 계란을 먹는 것은 그 닭의 화와 좌절을 먹는 것이다. 우리는 행복한 닭이 낳은 행복한 계란을 먹어야 한다.”

계란시장이 커지면서 닭을 사육하는 곳도 늘었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 가두고 기르는 경우가 많다. 닭도 갇혀 지내면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져 전염병에 잘 걸린다. 병을 막기 위해 항생제와 살균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풀무원의 자연란은 친환경 계사에서 자유롭게 자란 닭들로부터 얻어진다. 시판되는 이 회사 제품엔 이러한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동물복지인증 마크가 붙어있다.

또 냉장고에 보관한다고 해서 무조건 안심해선 안 된다. 날계란은 3~5주. 삶은 계란은 1주일 이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이유림 기자 tamaro@joongang.co.kr
사진 =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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