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뛰어도 개인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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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코스피 지수가 17일 한때 1700을 넘어섰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가 오르는 동안 별 재미를 못 봤다. 정보력과 전문성이 떨어지는 개인이 중소형주에 단기 투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여간해선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30일부터 16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집중적으로 사들인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7%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6.3%였다. 기관 투자자는 20개 주요 순매수 종목을 통해 30.5%의 수익을 올렸다. 개인의 수익률은 외국인·기관보다 훨씬 낮은 것은 물론이고, 지수 상승률(21.1%)의 5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개인이 순매수한 20개 종목 중 지수 상승률 이상의 수익이 난 종목은 자동차 특수를 누린 기아차, 하이브리드 차량용 전지를 만드는 삼성SDI, 신종 플루 수혜를 입은 녹십자 세 종목뿐이었다. 20개 중 11개 종목은 오히려 손해를 봤다. 한진중공업·남해화학은 20% 이상 주가가 내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 수익률은 저조했다. 6월 말부터 16일까지 개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9%였다. 20개 종목 가운데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9.6%)을 웃돈 종목은 5개에 불과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20개 상위 순매수 종목 수익률은 각각 30.1%, 42.3%였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같은 대형주가 주로 올랐고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이 되다 보니 투자자별 수익률이 크게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는 펀드 투자에서도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대형주를 주로 편입하는 일반주식펀드 447개의 평균 수익률은 17.41%를 기록했다. 반면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 16개의 평균 수익률은 8.46%에 그쳤다.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이 대형주 펀드 수익률의 절반에도 못 미친 셈이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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