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니' 충청의원에 속끓는 국민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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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자민련내 충청권 의원들이 여권내에서 '미운 오리새끼' 가 되고 있다.

정치개혁 협상은 물론 서울 송파갑 재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이들의 '몽니' 에 국민회의를 포함한 당 내외의 눈총이 따갑다.

정치개혁 여당 단일안이 결국 소선거구제와 중선거구제의 2개 복수안으로 결론이 난 19일 자민련 당무회의. 박태준 (朴泰俊) 총재는 "내가 결정하려 했으나 당내가 시끄러워질 가능성이 커 어려움이 있었다" 고 고충을 토로했다.

충청권 의원들은 "중선거구제를 실시할 경우 충청권 의석 절반이 잠식된다" 며 소선거구제를 사수 (死守) 했다.

최근 월간중앙의 여론조사결과 충청권 의원 5명을 포함한 자민련 의원 9명이 4.7 항명파동 결과에 "대체로 만족한다" 고 한 대목도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충청권 의원 94%가 "내각제를 위해서라면 한나라당과도 손잡겠다" 고 한 데 이어 "연내 내각제 개헌이 안되면 JP도 공동정부를 떠날 것" 이라고 한 김종호 (金宗鎬) 자민련 부총재 발언이 맞물리자 국민회의측도 삭여왔던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회의 당직자는 "자민련 주축세력은 당세나 지지도로 봐서는 과분한 50%의 권력 몫을 향유해왔다" 며 "그러나 교원정년법 등의 각종 개혁추진에는 항상 몽니를 부려왔다" 고 불만을 토로했다.

국민회의측은 4.7파동과 김용환 - 이회창 접촉설 등을 '배반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시위' 로 보고 있다.

송파갑 재선거에 냉담한 충청권 의원들을 겨냥한 당내 성토도 만만치 않다.

김용환 (金龍煥) 수석부총재의 지휘로 상당수 충청권 의원이 '동책 (洞責)' 으로 총 투입됐던 시흥 보선과는 달리 '강건너 불구경' 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회창 총재가 우리의 적이냐" "김희완이 본래 우리 사람이 아니잖느냐" 는 등의 얘기도 나온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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