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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 실속을 입는다…IMF이후 중저가옷 인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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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지오다노. 티 (TEA). 지피지기. 마루 (MARU). 클라이드 등 중저가 캐주얼 의류들이 청소년, 젊은이들 사이에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 이후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이 찾기 시작했다가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 브랜드' 로 어엿이 자리잡은 것. 이에 따라 디 펄스 (D - pulse) 등 이와 유사한 새로운 캐주얼 의류 브랜드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대학생 이우진 (21.경기도광명시광명동) 씨는 "처음에는 용돈이 줄어 비싼 제품을 포기하고 중저가를 찾았는데 입어보니 의외로 디자인도 세련되고 품질이 좋았다" 고 말한다.

주부 안은진 (29) 씨는 "아이들이 '지피지기' 라고 쓰인 셔츠를 많이 입고 다녀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는 비싼 브랜드일 거라 생각했다" 며 "정작 매장에 가보니 값이 싸 흐뭇했다" 고 말했다.

중저가 의류는 IMF이후 의류업체들이 '생존' 차원에서 내놓은 제품들. 셔츠류가 2~3만원, 바지가 5만원을 넘지 않는다. 단순한 디자인으로 디자인 개발비를 줄였고 광고도 자제해 원가를 낮췄다. 소재도 면.니트.면혼방 등으로 평범하다.

고급 캐주얼이 끊임없이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으며 유행을 이끌어가느라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부으며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지오다노의 경우는 '거품경기' 시절에는 빛을 보지 못하고 고전하다가 IMF 이후 인기 상승 기류를 탔다. 현재 전국 젊은이들이 모이는 거리마다 대형 매장을 속속 개설 중이다.

이들 중저가 캐주얼 의류들은 이른바 '이지 캐주얼' 계열. 디자인이 단순하면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지 캐주얼 시장이 커지면서 네이키드 런치.노하우.니 (NII) 등의 브랜드들도 잇따라 나와 브랜드 춘추전국시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는 가방과 신발에서도 마찬가지. 10만원대를 호가하던 나이키.리복 대신 3~5만원대의 '스프리스' '케이스위스 (K - SWISS)' 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고,가방도 수입제품인 '이스트팩' 일색에서 국내산인 루카스.아이찜.클럽더박스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이지 캐주얼보다 약간 디자인 개념이 들어간 '스트리트 캐주얼' 도 최근 눈길을 끌고 있다.

디 펄스 이정익 홍보이사는 "와이 (Y) 세대를 겨냥한 제품으로 스케이트 보드.힙합 등 자유분방한 이미지가 첨가돼있다" 고 전한다. 가격은 이지 캐주얼보다 약간 높은 선. 많은 의류업체들이 스트리트 캐주얼 제품을 준비 중이어서 가을께 제품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모처럼 중저가 캐주얼에 몰리던 인기가 고급 캐주얼로 선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보성 인터내셔날 박기일 마케팅 실장은 "값비싼 청바지가 다시 팔려나가고 있어 청소년들의 캐주얼 의류에 대한 취향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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