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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마을기금서 미리 낸뒤 적십자비 강제 거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저는 며칠전 매우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마을 반장이라는 분이 저희 집을 방문해 적십자 회비를 내라며, 이미 은행 수납인이 찍힌 영수증을 내밀었습니다.

통.반장들에게도 상급기관이 있는지 의아했지만 위에서 매일 전화해 재촉하는 바람에 이런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마을 기금으로 이미 돈을 냈으니 적십자 회비 3천원을 내라는 것입니다.

싫다고 하자 이미 대신 수납했으니 이번에는 돈을 꼭 주어야 하고, 앞으로

내지 않으려면 이장댁에 가 말을 하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적십자 회비가 진정 국민의 자율 납부로 이뤄져야 한다면 왜 우편으로 개인에게 지로 용지를 보내지 않고 통.반장에게 맡기는지, 통.반장들은 무슨 이유로 그런 방법까지 사용해 적십자 회비를 거둬들이는지 궁금합니다.

인도주의적 단체인 적십자사가 기금마련 방법에 있어서는 비인도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이영주 <주부.전남순천시서면동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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