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전자상거래 한판승부…2003년 국내시장 11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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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대기업들이 앞다퉈 전자상거래 (EC)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LG.현대에 이어 SK와 대우도 진출을 선언, 사실상 5대 그룹이 모두 사이버 공간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이들은 특히 해외 인터넷 전문업체들과 제휴, 영역을 넓혀 나간다는 전략이다.

전자상거래 국내 시장은 98년 4천2백억원)에서 올해 2조5천2백억원, 2003년에는 약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는 오는 2003년 약 1조달러 (1천2백조원)에 이른다는 게 미국 와튼계량경제연구소 (WEFA) 의 전망이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삼성그룹. 지난해 9월부터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한 삼성물산은 최근 세계최대 인터넷서점인 아마존과 제휴, 서적분야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재미를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또 중소 제품을 해외에 소개하는 인터넷 무역전시관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삼성소프트플라자를 개설한 삼성전자는 PC와 주변기기 등을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팔고 있고 제일기획.삼성SDS 등도 별도의 사이버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LG의 경우 ▶LG인터넷쇼핑몰 ▶세계 최대 보석매장을 가진 LG몰 ▶가전 전문 쇼핑몰인 LG나라 ▶LG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앞으로 그룹 차원의 전자상거래 총괄기구를 두고 계열사별 사업을 조정.발전시킬 계획" 이라고 말했다.

현대의 '첨병' 은 현대정보기술. 지난 98년 9월 국내 SI업체로는 처음으로 문을 연 인터넷 가상쇼핑몰 싸이트 '신비몰' 은 이미 1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이밖에 현대종합상사는 '비즈니스 오퍼튜너티즈' 를 개설, 각종 상품 정보를 해외 바이어에게 제공하고 있고 현대자동차는 인터넷을 통해 차를 파는 '사이버영업소' 를 준비 중이다.

이미 지난달부터 상당수 자재를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현대차 관계자는 "납품기간은 30%, 경비는 연간 1천억원 줄일 수 있게 됐다" 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자는 내년 1월부터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힌 SK㈜. 이곳은 차별화를 위해 상품뿐 아니라 여행.부동산.교육.건강 등 모두 9개 분야에서 각종 생활정보까지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SK 정만원 상무는 "앞으로 증권사.은행 등과 업무제휴, 사이버 금융거래는 물론 자동차 안에서도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 이라고 설명했다.

㈜대우 역시 지난 1일부터 해외바이어와 국내 생산업체를 직접 연결하는 종합상사형 인터넷 상거래 시스템을 본격 가동했다. 국내 3천여개 수출협력업체와 6천여개 품목의 인터넷 상거래를 전담하는 홈페이지인 '트레이드윈도우' 를 개설한 것.

이수호.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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