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로 의원들이 14일 지도부의 강경 노선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60세 이상 의원 15명으로 구성된 ‘민주시니어’ 모임(간사 김성순 의원)이 국회 식당에서 연 오찬 회동에서다.
김영진(5선·광주 서을) 의원은 “정운찬 총리 후보자는 정부 정책에 무조건 ‘예스’만 해온 사람은 아니었다”며 “엄혹하게 검증은 하되, 그가 지조를 버리지 않고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난마처럼 얽힌 현안들을 풀 길 아니겠나”고 말했다. 김 의원은 “행정구역 개편은 지난해 청와대 영수회담에서 정세균 대표가 얘기한 걸 이명박 대통령이 받은 것이고,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도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며 “반대만 하는 정당으로 비춰져선 안 되며 ‘옳은 건 옳다’는 자신감 속에 이들 이슈를 적극적으로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인기(재선·나주-화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뒤 올랐던 당 지지율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떨어진 반면 한나라당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지도부가 모든 전투마다 이기려고 하니 ‘발목 잡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이런 비판에서 탈피하려면 국회에서 문제를 제기해 야당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관심을 끌 어젠다를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언론악법 반대’가 당의 외연을 넓히고 통합 원칙을 밝히는 것보다 우선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상천(5선·고흥-보성) 의원은 “당이 중산층을 어떻게 보호·육성할지 얘기해야 우리를 삐딱하게 보던 국민이 찍어줄 것이며, 개헌도 진지하게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신낙균(재선·비례) 의원은 “당에 중산층을 위한 정책이 너무 없다. 진보·서민층은 30%밖에 안 되는데 그들만의 대변자가 돼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