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달러 어디로 갔을까…지금까지 1억불 송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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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금강산관광의 대가로 현대가 북한에 지불한 달러는 어디로 갔을까. 지난해 11월 첫 출항후 91차례 배가 오가며 5만7천여명이 금강산을 다녀왔다.

관광비로 북한에 준 돈은 모두 1억달러 (약 1천2백억원) . 30일에도 4월분 2천5백만달러가 차이나뱅크 마카오지점 북한계좌에 현금으로 입금된다.

정부와 현대는 일단 군사비 전용 (轉用)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정세현 (丁世鉉) 통일부차관은 29일 "군비전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준비 중" 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의 김고중 (金高中) 부사장은 "금강산관광을 맡고 있는 북한 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金容淳) 관계자가 최근 '달러를 군사비에는 절대 쓰지 않고 있다' 고 귀띔했다" 고 전했다.

임동원 외교안보수석도 "북한이 중국 등 채권국들로부터 채무변제를 독촉받고 있다" 며 이 돈이 빚을 갚는 데 쓰일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런 언급에도 불구하고 군비전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베일에 싸인 북한체제 특성상 자금흐름을 파악키는 어렵지만 군부 중심으로 달러가 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방송은 최근 "김정일 (金正日) 동지가 주민들이 굶주리는 것을 알지만,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인공위성 (대포동1호 미사일) 개발에 수억달러를 쓰도록 조치했다" 고 전했다.

금강산 달러에 대한 북한의 최근 시각도 흥미롭다.

한 대북투자 사업가는 지난주 만난 중국 베이징 (北京) 의 북한관계자가 "이 정도 달러는 공화국 (북한) 이 금강산관광을 허용함으로써 현대가 벌어들일 수익.주가상승 등을 감안하면 그리 큰 액수가 아니다" 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현대가 금강산으로 챙기는 이익이 더 많다는 것이다.

올 6월부터 북한과 현대의 합의에 따라 송금액이 2천5백만달러에서 8백만달러로 크게 준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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