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맥주 맛도 점점 떨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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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애호가들에게 슬픈 소식이 들린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그에 반비례해 맥주 맛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체코의 기상학자 마틴 모츠니가 이끄는 연구팀은 체코산 우르켈 맥주 등 필스너 계통의 라거 맥주를 만드는 원료인 자스(Saaz) 호프의 품질이 최근 몇년간 떨어지고 있는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을 지목했다. 자스 호프는 세계 유명 양조장에서 사용하는 호프로 독특한 아로마와 색깔을 자랑한다.

연구팀은 1954년부터 2006년까지 체코에서 생산된 자스 호프의 품질에 미치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1954년 이후 자스 호프의 알파산 농도가 매년 0.06%씩 감소했다.

유럽 연합의 농업 당국에 따르면 동독과 슬로바키아의 호프 산지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호프=맥주를 만들 때 보리를 발아시켜 제조한 맥아를 당화시킨 다음 넣는 첨가물이다. 여기에 쌀, 옥수수, 수수, 전분, 당질, 카라멜 중 하나 이상을 첨가해 발효시켜 맥주를 만든다. 호프는 다년생 덩굴식물의 꽃으로 작은 솔방울처럼 생겼는데 냉량성 작물로 일조량이 풍부하면서도 서늘하여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자란다. 국내에서는 강원도 횡성 지방에서 재배하지만 맥주 생산량에 비해 수확량이 턱없이 모자라 상당량을 수입한다. 호프는 맥주의 맛과 신선도를 높여주고 특유의 향미와 상쾌한 쓴맛을 낸다. 잡균 번식을 억제하며 맥주의 부패를 방지해준다. 맥주의 이뇨 작용도 이 호프 덕분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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