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山河' 여왕에 선물…한국소개 영화만든 조관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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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 19일 저녁 여장을 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내외에게 아름다운 우리 산하와 풍물이 고스란히 담긴 '조용한 아침의 나라 (Land of the Morning Calm)' 라는 16분짜리 비디오가 선물로 전달됐다.

이 비디오는 서울영화사 조관수 (53) 대표가 95년 가을부터 98년 봄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찍은 것. "한국에는 한국에만 있는 아름다움이 있고 그것을 표현하는 화면구도가 있습니다.

음양의 조화라든지 여백의 미가 대표적인 것이지요. " 새 정부가 이미 1백여국에 홍보용으로 소개한 작품이지만 이번 여왕에게 전달한 작품은 하회 탈을 제작하는 광경과 전남 보성의 차밭에서 일하는 차 아가씨들의 모습 등을 조씨가 새로 촬영해 편집한 것.

매미가 오줌싸는 장면, 한지 공예, 한과, 전통 장례행렬과 금줄 등이 안숙선씨 등 국악인들의 소리와 국악을 배경으로 정겹게 다가온다.

"제대로 된 장면을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기와지붕 골의 명암을 잡기 위해 며칠을 고생했는지 모릅니다" 는 조씨는 여왕이 한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륜을 밝히는 집 명륜당' 등 성대 6백주년 기념 영상 자료물을 비롯, 지금까지 60여편의 기록물을 작품으로 만든 조씨의 가장 큰 바람은 사라져가는 유.무형 문화재들을 하나라도 더 필름 속에 담고 싶은 것이다.

글 = 정형모.사진 =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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