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한항공기 사고 현장] 반경 1km에 파편 '날벼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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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상하이 = 유상철 특파원] 우박처럼 떨어진 파편, 화염, 검은 연기, 부상자들의 신음소리…. 평화롭던 중국의 한 농촌이 순식간에 쑥대밭이 됐다.

대한항공 화물기가 추락한 신주앙에는 반경 1㎞가 넘게 비행기와 화물의 잔해가 널려 있다.

이 지역은 중국 정부가 개발구역으로 지정, 건설공사가 한창 이뤄지고 있던 곳. 목격자들은 사고기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바람에 잔해가 건설공사장과 도로로 떨어져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증언했다.

한 관계자는 "현장에 84명의 근로자와 주민들이 있었다" 고 말했다.

사고기의 폭발음이 들린 지 30분쯤 뒤 비가 내려 더이상의 폭발은 없었으나 검은 연기가 계속 솟아올랐다고 현장 목격자들은 전했다.

사고 당시 현장 주변을 지나던 웨이니 (18.여) 는 " '쾅' 하는 소리를 듣고 달려가 보니 검은 연기가 마치 버섯처럼 솟아오르고 있었다" 며 "너무 무서워 가까이 다가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고 말했다.

한 여자 목격자는 "사고기의 공중 폭발 굉음으로 주변 빌딩의 유리창이 파손될 정도였다" 며 "빌딩 사무실에서 일하던 사람들 중 일부도 부상했다" 고 증언했다.

사고현장 주변에서 자전거 수리 가게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사고 비행기의 잔해가 가게를 덮쳐 기물 일부가 파손됐다" 며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많이 다쳤으며 대부분 목숨이 위험할 정도의 중상인 것 같다" 며 걱정했다.

○…사고 현장에는 약 30분 뒤 경찰 10여명과 소방관 3백여명이 출동,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화재를 진압하는 등 사고를 수습했다.

중국측은 이 외에도 1백여명의 무장군인과 경찰을 추가로 파견, 사고현장을 정리하는 한편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부상자 4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민항병원에는 피해자 가족들이 몰려들면서 수라장으로 변해 경찰들이 병원 입구를 봉쇄한 채 이들의 접근을 막았다.

한편 신주앙 부시장 주멩지안이 방문, 환자들을 둘러봤다고 병원 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환자들 대부분이 중상이며 특히 7명은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이어서 희생자가 늘어날 것 같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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