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캐릭터] '마틴 앤 존'의 마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 치렁치렁한 머리에 아득한 눈빛. '마틴 앤 존' 의 마틴은 만화팬들이 통상 '꽃미남 꽃미녀' 라고 부르는 순정만화 주인공의 전형이다.

작가 박희정은 95년 '윙크' 에 연재했던 옴니버스 만화 '호텔 아프리카' 부터 감성적인 그림체로 주목받아온 신인이다.

이 작품에선 두 명의 마틴이 등장한다. 그룹 사운드 보컬 겸 기타리스트인 존의 의붓동생 마틴과 존의 절친한 친구 마틴이다. 존과 마틴은 형제지만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다.

열두살 때 이혼한 부모 밑에서 상처를 받으며 자란 존은 가족을 버리고 마틴의 어머니와 함께 살던 아버지가 죽자 어린 마틴을 떠맡게 된다. 나이 차이도 열 살이 넘게 나는 어린 동생을 데려온 이유는 단 하나,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 때문이다.

한편 그런 존과 마틴을 지켜보는 마틴은 왠지모를 측은함을 느낀다. 자신과 이름이 같은 꼬마애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그는 창문 너머로 보이는 이웃집 여인 모리나의 커피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남몰래 사모하는 여린 구석도 갖고 있다. 현재 '마틴 앤 존' 은 월간 '나인' (서울문화사)에 2회째 연재 중이다.

기선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