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의 재테크 세미나] 금리·환율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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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참석자] 박현주 미래에셋사장,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김승식 삼성증권 연구위원, 최영진 중앙일보 부동산 전문기자

[사회] 권성철 중앙일보 전문위원

요즘처럼 재테크가 어려웠던 적은 없다. 시중 금리는 한자리 숫자로 급락했고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두배 이상 올랐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들은 경기호전을 말해주지만 부도위험은 여전하다. 새로운 금융상품은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고 리얼타임 정보는 손끝에 흘러넘친다.

외국 기관투자가들의 입김이 거세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행보 또한 예사롭지 않다. 정보와 노하우에서 뒤지는 개인투자자들이 설 땅은 어딘가. 출발점은 우리 경제의 실상을 파악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금리와 환율일 게다. 주식과 채권중 어느 쪽에 얼마를 넣을까를 결정하고 나면 구체적인 종목을 고르는 마지막 단계에 이른다.

주식이 뜬다고 전통적인 재산증식수단인 부동산을 빼고 재테크를 논할 수 없다.

최근 일부 아파트 분양 현장의 열기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12일 중앙일보 교육사업단 주최로 열린 '저금리시대의 재테크' 세미나에 출연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정리했다.

권성철 전문위원

최근 우리 경제상황을 "IMF 충격에서 벗어나 균형상태로 돌아가는 과정" 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금리와 환율도 마찬가지다.

◇ 금리전망 과거 경험을 보면, 경기국면별로 경제성장을 감안한 적정 (균형) 금리와 실제 시장금리간에 뚜렷한 괴리현상이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83년.88년.91년 등 경기호황시엔 시장금리가 적정금리를 밑돌았고 85년. 89년. 93년 등 경기침체시엔 시장금리가 적정금리를 웃돌았다 호황시엔 경제주체들이 미래에 대한 기대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침체시엔 상향 조정하기 때문이다.

또 호황시엔 투자심리의 안정으로 위험에 대한 대가 (프리미엄) 를 덜 요구하고 불황시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상반기의 고금리는 IMF 프로그램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현상이었고 금리가 한자리 숫자로 하락한 지금도 시장금리가 적정금리를 다소 웃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금리가 가령 4~5%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낙관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국고채수익률 6%대는 실질경제성장률 3~4%, 인플레이션 2~3%로 구성된다.

여기에 위험에 대한 대가로 1~2%를 더 얹어 회사채수익률 8%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재의 금리수준은 시장참여자들이 향후 경제회복에 따른 성장률 상승을 반영시켰다고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향후 금리는 경기회복 여부와 그 형태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경제성장률에 따라 대체로 세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볼 수 있다.

시나리오1 (완만한 경기회복) =실질경제성장률 2~3%, 인플레이션 2~3%을 가정할 경우, 국고채수익률 5~6%, 회사채수익률 6~8%를 예상할 수 있어 시중금리는 현 수준에서 한 단계 추가하락할 것이다.

시나리오2 (경기회복 가속) =실질경제성장률 4~5%, 인플레이션 3~4%를 가정할 경우, 국고채수익률 7~8%, 회사채수익률 8~10%로 금리는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오를 전망이다.

시나리오3 (경기침체 지속) =실질경제성장률 0~2%, 인플레이션 0~2%를 가정할 경우 시장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3~4% 같은 초저금리는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상의 세 가지 시나리오중 두번째 즉 경기가속으로 인해 금리가 한 단계 상승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그럴 경우 회사채수익률은 연말 9%로 예상된다.

◇ 환율전망 원.달러환율은 주로 외환시장의 수급상황과 엔.달러환율에 의해 결정된다. 우선 수급상황을 보면, 올해 예상되는 경상수지흑자 2백억달러내외, 외국인의 직.간접투자 1백50억달러를 감안할 때 수요보다 공급이 우세할 것이다.

단기외채 비중이 20%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부에서 우려하는 외환위기 재연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원.달러환율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며 오히려 과도한 원화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엔.달러 환율은 연중 평균 1백20엔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의 경제여건을 비교해보면, 일본경제의 회복은 상당히 완만히 진행되고 미국경제는 시의적절한 금리정책으로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일 양국이 모두 1백20엔내외를 부담없는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 과거 1백40엔 이상 상승했던 것은 헤지펀드들의 투기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1백10엔 밑으로 하락했던 것은 환율하락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과잉반응했기 때문이다.

달러당 1백30엔 이상 상승하지 않는다면 엔 약세가 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엔 비율이 10:1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IMF 이전 비율이 9:1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수준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원.달러환율을 전망해보면, 82~98년 양국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차이에 근거한 적정 (균형) 환율은 9백72원이다. 따라서 외환위기로 적정수준을 크게 벗어났던 실제환율은 시간이 흐르면서 적정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시아 각국의 통화가치도 대부분 IMF 이전 수준으로 절상되고 있는 추세다. 요약하면 올해 원.달러환율은 평균 1천2백원, 연말 1천1백50원으로 예상된다.

권순우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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