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박근혜 내주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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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 주께 박근혜(얼굴) 전 한나라당 대표와 회동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9일 밝혔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와 만날 계획이 있다”며 “가급적이면 이번 주에 만나려고 했지만 일정 잡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다음 주 중에 만남이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회동은 이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8월 24일부터 9월 4일까지 헝가리·벨기에 등 유럽 4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박 전 대표가 활동 결과를 보고하는 형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둘이 만나 인사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겠느냐”는 박 대변인의 말처럼 현 시점에서 두 사람의 회동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총리 후보자 내정과 한나라당의 정몽준 대표 체제 출범으로 급변하고 있는 여권 내부의 상황 때문이다.

일각에선 ‘정운찬·정몽준 카드는 박근혜 견제용’이란 해석까지 나오는 가운데 최근 ‘통합’을 최고의 국정 화두로 내세우고 있는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 당내 화합을 위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사람은 지난해 5월과 지난 1월 두 차례 따로 만난 적이 있다.

박 대변인은 이날 “이 대통령이 야당 소속 의원들을 만나려는 노력도 진행 중”이라며 “여야와 관계없이 대화를 나눌 만한 대상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의도 정치권과의 거리를 좁히는 소통의 노력을 이 대통령이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얘기다. 현역 의원 3명의 입각, 잇따른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과의 그룹 면담, 정몽준 체제 출범 하루 만에 이뤄진 여당대표와의 회동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청와대에선 “이 대통령에게 요즘은 정치의 계절”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9일 정 대표와 조찬회동을 한 뒤 곧바로 한나라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단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엔 한나라당 소속 상임위원장과 간사 24명이 참석했고, 정기국회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의사일정이 결정됐다니 참으로 다행”이라며 “의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무엇보다 국회에 기대를 갖고 있는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과 전망이 나오지만 정부는 두려운 마음을 갖고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회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회기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 국민을 위해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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