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세계청소년선수권 에페 금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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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18세의 당찬 여자검객 이정은 (중경고3) 이 2일 (한국시간) 헝가리 케스트헤이에서 벌어진 세계청소년 (20세 이하) 펜싱선수권대회 여자 에페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베네수엘라 세계유소년 (17세 이하) 대회 금메달에 이어 두번째 쾌거다.

8강전에서 세계주니어 랭킹 1위인 파톡스 (헝가리)에 15 - 8로 완승을 거둬 파란을 일으킨 이는 결승에서 안나 시브코바 (러시아) 마저 15 - 11로 꺾었다.

청소년대표팀 막내인 이의 당초 목표는 예선통과 (64강) 나 욕심을 부리면 8강 정도였으나 월등한 기량차로 세계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정은은 펜싱시범학교인 서울 서연중에 입학한 인연으로 칼을 잡았다. '실패한 축구선수' 인 아버지 이귀연 (45) 씨는 외동딸에게 운동을 시키고 싶지 않아 딸을 외삼촌이 있는 뉴질랜드로 보냈다.

그러나 펜싱을 하고 싶었던 딸이 2개월만에 한국으로 돌아오자 고집을 꺾었다.

이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실업팀에 입단할 계획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서는 대학 졸업장이 아니라 에페 전문 코치가 필요하다는 '당찬' 이유에서다.

이의 강점은 바로 이런 두둑한 배짱이다. 이번 대회 출전선수중 가장 막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떨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다. 1m70㎝.58㎏의 체격에 '파라드 (상대 공격을 막으면서 찌르기)' 가 주특기인 이정은의 꿈이 실현될 날이 멀지 않았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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