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판 ‘식객’ 주인공 가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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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웰빙식품엑스포가 ‘생명의 맛, 건강한 삶’을 주제로 11일부터 열흘 간 천안삼거리공원에서 열린다. 우리 전통식품의 진가와 소중함을 알리고, 웰빙농산물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하자는 취지다. 관람객들은 우리 농산물이 세계 일류의 웰빙식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전국 웰빙 한정식 진검 승부
최고의 맛을 찾는 화려한 손놀림이 시작된다. 오감을 자극하는 요리전쟁이다. 천안판 ‘식객(食客)’의 주인공은 오직 한 명. 최고의 맛도 오직 하나. 대한민국 최고의 음식 맛을 자랑하는 요리사들이 천안삼거리로 모여든다. 요리 대결의 과제는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웰빙 한정식. 과연 한식 세계화의 기치를 드높일 현존하는 최고의 요리사는 누가 될 것 인가. 이제부터 ‘맛 대 맛’ 진검 승부를 가려보자.

제1회 전국웰빙식품요리경연
서울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큰 식당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요리사 A씨. 그는 11일 개막하는 ‘2009천안 웰빙식품엑스포’ 기간에 열리는 웰빙식품요리경연대회에 도전장을 냈다. 2명의 후배 요리사와 함께 팀을 이룬 A씨는 레시피(조리법) 작성 충실도를 평가하는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해 13일 일반부 본선대회에 참가할 자격을 얻었다.

그는 쌀을 활용한 웰빙 한정식 코스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쌀 하면 보통 밥이나 죽을 생각하지만 이번 요리경연대회를 위해 전혀 색다른 쌀 요리를 개발했다. A씨는 대회 1주일 전부터 ‘대령숙수의 칼’을 손에 쥐기 위해 합숙훈련에 돌입했다.

‘1회 전국웰빙식품요리경연대회’는 12일, 13일 대학부와 일반부로 나눠 치러진다. 엑스포조직위가 구성한 10명의 심사위원단은 최근 본선 진출자 38명을 확정 발표했다.

12일 대학부 경연에는 20명이, 13일 일반부 경연에는 18명이 나선다. 일반부는 국내산 특산물을 활용한 웰빙 한정식 1인 상차림으로 7첩 반상 이상이다. 대학부는 천안의 특산물 2가지 이상을 활용한 웰빙 음식을 정해진 시간 안에 선보여야 한다. 일반부 대상(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게는 300만원, 대학부 대상에게는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등 모두 2350만원의 시상금이 걸려있다. 전국에서 몰려든 참가자들은 벌써부터 상대가 선보일 웰빙 음식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기에 분주하다.

지역 특산품 활용한 한정식 선봬
출품하는 요리에 붙여진 이름만 들어도 입맛이 돈다. 일반부의 경우 ‘웰빙 한정식 7코스’ ‘능수의 맛과 멋’ ‘천안특산물을 활용한 12첩 반상’ ‘산해진미를 곁들인 웰빙 상차림’ ‘천안 웰빙 퓨전 7첩 반상’ 등 다양하다.

대학부의 경우도 일반부 못지않은 접전이 예상된다. ‘과일 먹는 떡 치기’ ‘순대가 와인에 빠진 날’ ‘천안의 향기’ ‘한방보쌈과 꿀 호박’ 등 재미있고 참신한 이름이 군침을 돌게 한다.

이날 경연대회는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되며 완성된 요리를 각 부별 심사위원 5명이 현장에서 평가해 순위를 가린다. 맛은 기본이고 ▶독창적인가 ▶상품성이 있나 ▶건강기호식인가 ▶시각적으로 우수한가 등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이정희 대회 운영위원장(백석문화대 외식산업학부 교수)은 “이번 웰빙 요리경연대회는 천안 또는 전국의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한정식으로 제한했다”며 “상품화 가능성도 평가하는 만큼 한식의 세계화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웰빙엑스포 첫날인 11일에는 숨은 어머니 손맛 경연대회, 14일에는 다문화가정 요리경연대회가 열려 가통을 이어오는 다양한 요리 비법을 선보인다.

국내 장맛 다 모였다
천안웰빙엑스포 기간에 선보일 장맛 대결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 엑스포 기간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효식품인 ‘장’(醬) 24종이 선보인다. 가장 주목 받을 발효식품은 그늘간장과 묵간장, 150년 숙성간장, 1946년에 담근 최고령 된장 등이다.

종자간장과 종자된장, ‘눈물의 백년’이란 작품 명의 100년 된 간장, 추사 김정희 선생의 증손자 김동명이 만든 간장 ‘농채’(濃彩)와 제주 고씨 농가의 100년 된 간장인 ‘청린(淸憐)이란 작품 등은 현장에서 시식도 가능하다.

한국농어업예술위원회 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한국전통 발효식품의 깊은 맛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더불어 한국웰빙식품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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