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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정의 어린이 진료실] 손 씻기는 더운물로 20초간…독감 걸려도 모유 먹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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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인 8월의 소아과 진료실은 비교적 한산하다. 하지만 올해는 무척 바빴다. 폐렴이나 A형 백신 등 다른 백신들까지 동이 나 진료에 어려움이 크다. 신종 플루(A-H1N1)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리라. 영·유아를 진료하는 필자에게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인 5세 미만 소아와 임신부는 늘 걱정의 대상이다.

6개월 미만 영아는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하기엔 너무 어리다. 또 소아는 면역력이 떨어지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험이 없어 항체도 없다.

임신부도 걱정이다. 아직 임신부가 신종 플루에 더 취약한지를 보여 주는 연구는 없다. 하지만 임신부가 계절 독감에 더 심하게 걸리는 사실로 미루어 고위험군으로 추정할 수 있다. 아직 예방 백신이 나오기 전이라 개인 위생만이 최선의 방책이다.

먼저 손 씻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더운 물을 사용해 비누로 15∼20초간 씻어야 한다. 물이 없을 때는 알코올 함유 젤 타입 손 세정제를 마를 때까지 문지른다. 또 감염 우려가 있는 손으로 눈코와 입을 만지지 않도록 한다. 독감 비슷한 증세를 보이면 무조건 병원을 찾는다. 열은 가능하면 즉시 내려 줘야 한다. 해열제는 아스피린보다 타이레놀이나 부루펜을 권한다. 아스피린은 드물기는 하지만 라이증후군을 유발한다.

6개월 미만 아기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거나 접종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아기를 돌보는 사람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엄마가 독감에 걸려도 모유 수유는 중단하지 않는다. 아기 얼굴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지 않도록 마스크를 착용하고, 엄마가 너무 아파 수유할 수 없을 때에는 짜서 먹인다. 모유는 아기 면역에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엄마가 독감 치료약을 복용하는 중에도 모유 수유는 계속해야 한다. 임신부도 독감 치료약을 사용할 수 있다.

계절 독감 백신이 신종 플루를 예방하진 못한다. 그렇다고 계절 독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신종 플루 백신은 아직 개발 중이니 계절 독감부터 접종받도록 하자.

권희정 권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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