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탈출! 여성 탈모] 균형 잡힌 식단 앞엔 ‘집안 내력’도 주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굴에는 아연이 풍부해 모낭이 약해지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중앙포토]

몇 년 새 머리숱이 눈에 띄게 줄어 우울증에 빠졌던 의상 디자이너인 정모(34·서울 상일동)씨. 하지만 요즘 마음이 편해졌다. 피부과에서 혈액검사를 받은 그녀의 혈색소(헤모글로빈) 수치는 9(정상 12∼15.5). 빈혈이었다. 혈중 아연 농도도 정상을 밑돌았다. 정씨는 빈혈 치료를 위해 철분제와 아연이 함유된 영양제를 복용했다. 그녀는 “복용 3개월 뒤부터 모발이 서서히 두꺼워지고 탈모 증상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여성 탈모 가운데 가장 흔하고 치료가 힘든 것은 가족력에 의한 안드로겐 탈모다. 하지만 시도해볼 만한 ‘카드’는 있다. 충분한 영양 섭취·물리치료(두피관리)·약·메조테라피·모발이식 수술 등이다.

햄버거·피자 등 지방 많은 음식도 탈모 원인

음식 등 식사요법만으로 탈모를 치료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은 유효하다.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콩·두부·된장·칡·채소 등은 탈모 예방에 유익하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우리 국민의 탈모 비율은 서양인에 비해 낮다”며 “최근 탈모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식생활의 서구화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고지방식을 즐기는 서양인은 혈중 식물성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농도가 매우 낮다. 반면 우리가 즐겨 먹는 콩·칡 등엔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인 이소플라본이 풍부하다. 이소플라본은 몸 안에서 미약하나마 실제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해 탈모의 주범인 DHT(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와 남성호르몬 수용체를 억제한다.

단백질·규소·철분·아연 많이 든 음식 좋아

지난 5월 13일 미국 방송 폭스뉴스는 탈모예방 식품 10가지를 선정했다. 모발의 원재료인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이유로 생선·달걀·콩을 꼽았다. 그러나 단백질 보충을 위해 매일 고기를 먹는 것은 오히려 손해다. 고단백이라도 고지방 식품은 테스토스테론을 증가시켜 머리를 빠지게 할 수 있다.

콩싹·오이껍질도 선정됐다. 규소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이 근거다. 규소는 모발의 구성 성분은 아니지만 비타민(엽산·비오틴·비타민 B12 등)·미네랄(아연·철분 등)의 체내 흡수를 도와 간접적으로 탈모 예방을 돕는다.

건포도·체리주스는 철분이 풍부해 포함됐다. 철분은 몸에 산소를 전달하는 혈색소의 구성 성분. 혈색소는 두피를 자극하고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해서 모발을 성장시킨다. 철분 결핍성 빈혈만 치료해도 탈모에서 벗어나는 여성이 꽤 많다. 철분이 많이 든 식품을 섭취할 때는 오렌지·딸기·레몬 등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 비타민C가 철분의 체내 흡수를 도와서다.

굴 등 해산물은 아연 덕분에 선발됐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아연이 부족하면 모낭이 약해진다”며 “탈모는 노화의 한 증상이기도 한데 아연은 노화의 주범인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라고 설명했다.

항응고제·피임약·갑상선치료제 탈모 불러

바르는 치료제는 미녹시딜이 유일하다. 탈모 부위에 하루 두 번 바른다. 4~6개월은 지나야 효과를 본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홍창권 교수는 “미녹시딜의 약효는 여성용인 2∼3% 제품보다 남성용인 5% 제품이 낫다”고 말했다.

탈모를 유발하는 약도 있다. 레티노이드제제(비타민A 유도체)·항응고제·항암제·피임약·갑상선 치료약·카마제핀(간질 치료제) 등이 그것이다.

탈모 치료를 위한 메조테라피는 주로 개원가에서 시술된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성형외과 서동혜 원장은 “모근에 영양을 공급, 모근을 튼튼하게 함으로써 모발을 자라게 한다는 것이 기본 원리”며 “대개 비타민·미네랄·혈관확장제 등을 주입한다”고 소개했다. 보통 주 1회 시술받는 데 1회 시술 시간은 30∼60분, 시술비는 10만원 선이다.

최근엔 모발이식 수술을 받는 여성도 증가 추세다. 여성 환자에겐 2000∼4000개의 모발을 머리에 골고루 심어준다. 가르마를 중심으로 모발을 이식하는 남성과 다른 점이다. 비용은 500만∼800만원. 만족도는 남성에 비해 떨어진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Webmd.com이 선정한 모발에 좋은 식품 10가지

1 연어

양질의 단백질·철분·비타민 B12·오메가-3 지방 풍부

2 시금치·브로콜리 등 짙은 녹색 채소

비타민 A·비타민 C 풍부

3 콩류 단백질·철분·아연·비오틴 풍부

4 호두·피칸·아몬드 등 견과류

오메가-3 지방·아연 풍부

5 닭고기·칠면조 고기 등 가금육

양질의 단백질·철분 풍부

6 계란 양질의 단백질·비오틴·비타민 B12 풍부

7 통밀·현미 등 전곡 아연·철분·비타민 B군 풍부

8 굴 아연 풍부

9 저지방 우유·저지방 요구르트 등

양질의 단백질인 유청·카제인 풍부

10당근 비타민 A 풍부

탈모 예방법

● 스트레스 해소

● 균형 잡힌 식사

● 모발·두피의 청결 유지

● 계면활성제가 함유된 보습제 사용 제한

● 모발제품 사용· 퍼머·염색·드라이 최소화

● 모발이 가늘어지는 등 탈모 징후 있으면 조기 치료

자료=차병원 세포성형센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