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주총 기념품] 생색용 선물보다 주가올려 보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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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주주총회장에서 손목시계 등 값비싼 선물을 나눠주던 주총 풍경이 달라졌다. 각 기업들이 주주들에 대한 성의표시로 마련했던 '주총 선물' 을 없애거나 대폭 줄이고 있는 것.

'불필요한 지출을 삼가고 형식적인 선물보다는 건실경영을 통해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 는 뜻에서다.

19일 주총을 연 삼성전기.삼성항공과 20일 열 예정인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주총 기념품을 없앴다.

삼성전기.항공은 이날 "불필요한 지출 대신 경영을 잘해 주가를 끌어올림으로써 보답하겠다" 며 주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삼성전자는 주총 선물보다는 주주들에 대한 현금배당을 지난해 주당 10%에서 12%로 늘릴 계획.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음반을 선물했지만 이런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경영에 충실, 이익을 많이 내고 주가를 올리는 게 주주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판단해 선물을 생략했다" 고 밝혔다.

한편 에스원.삼성정밀화학.제일모직.삼성중공업 등은 과거 가방.손목시계 등 비교적 값나가는 기념품을 제공했지만 이번 주총에서는 모두 수천원대의 우산 등으로 규모를 줄였다.

지난해 고급음반을 선물했던 삼성전관도 올해는 수건세트로 바꿀 계획. 특히 신라호텔은 최근 백화점.슈퍼 등에서 비닐봉지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 것에 착안해 19일 주총에서 환경보호용 시장바구니를 기념품으로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통신은 5천원짜리 전화카드를 선물했으며, 20일 주총을 열 SK텔레콤과 LG반도체는 지난해보다 단가를 낮춰 보온병과 치약비누세트를 각각 증정할 예정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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