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對韓 원유공급 내달부터 감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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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리나라에 공급하는 원유 물량을 4월 선적분부터 하루 1만3천배럴 감축키로 통보했다.

이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이란.알제리.베네수엘라 등 석유수출국기구 (OPEC) 회원국과 멕시코 등 5개 산유국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암스테르담 석유장관회담에서 전세계 산유량을 총 2백만 배럴 감축키로 잠정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합의는 오는 23일 열릴 OPEC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리나라 정유사에 대한 공급물량을 SK 6% (5천배럴).LG 7.5% (3천배럴).현대 8.3% (5천배럴) 등 하루 1만3천배럴 감축키로 했으며 쌍용측에는 아직 통보하지 않았다.

◇ 감산파장 = 이번 감산으로 국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도착하는데 한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5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에 감축한 물량은 우리나라 전체 원유 도입량 (하루 2백39만2천배럴) 의 0.6%에 불과, 유가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감산 합의로 다른 산유국들도 감축을 통보해올 경우 국내 유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전망 = 산자부는 13개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1백50만배럴씩 남아돌고 4월부터는 난방수요가 줄어 유가가 더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감산이 결정됐지만 일단 비수기를 벗어나면 다시 공급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도 산유국들이 2백60만 배럴을 감산키로 합의를 했지만 실제로 감축통보를 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한곳뿐이며 그것도 두달 뒤 바로 원상복구했기 때문이다.

한편 정유업체들은 이달말까지 국제 유가 추세를 좀 더 지켜본 뒤 국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할지, 아니면 손해를 감수하고 현 가격수준을 유지할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급물량 감축 통보의 영향으로 이달들어 지난 17일까지 배럴당 10.12달러에서 13.13달러로 3.01달러나 뛰어올랐다.

고현곤.이계영.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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