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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0부작 다큐, 잉카·이집트·중국등 조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1532년 스페인 군대의 총칼에 무너진 잉카문명. 비록 유럽의 정복자들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찬란한 문화를 이룩했다. 험악한 산악지대를 계단식 농지로 개간하고, 지구 둘레의 절반에 이르는 도로망을 만드는 등 뛰어난 토목기술을 자랑했다. 해발 3천6백m 산정 (山頂)에 건설한 도시 마추피추 유적은 그 대표적 사례다.

또한 잉카인이 남겨놓은 나스카 유적은 아직도 미스터리에 쌓여있다. 오늘날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신비로운 선과 그림들을 사막에다 그려놓았다.

그림이 그려진 지역만 무려 3백36㎢. 워낙 규모가 방대해 외계인이 다녀간 흔적이나 고대인이 농경에 활용한 천체달력 등으로 해석이 분분하다.

MBC가 20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대에 방영하는 '잃어버린 문명을 찾아서'. 미국 타임 - 라이프사가 제작한 10부작 다큐멘터리다. 3백여명의 제작진이 2년에 걸쳐 21개국을 다니며 만든 작품으로 지난 96년에 TV프로 최고의 영예인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한 화제작이다.

1편은 잉카문명. 이후 이집트.메소포타미아.에게해.그리스.마야.로마.티베트.아프리카.중국문명의 흔적을 차례대로 찾아나선다. 서구인이 만든 작품답지 않게 제3세계 문명에도 눈을 돌린 것이 특징. 생생한 화면으로 고대인들의 생활.의식 등을 재연 (再演) 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더욱이 각 유적발굴에 관여했던 고고학자들이 나와 자세한 설명을 들려준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지난 7천년 동안 인류가 쌓아온 문명의 뿌리를 더듬어보자는 취지.

다만 개별 문명이 후세에 어떻게 변형되고,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통사적 분석은 부족한 느낌. 역사를 꿰뚫는 시각 제시보다는 고대문명 복원에 초점이 맞춰진 까닭이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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