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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 세균전염 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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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애완 동물을 키우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개나 고양이는 물론 토끼.다람쥐.흰쥐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애완동물 기르기가 정서에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그러나 최근 에이즈 바이러스가 원숭이에게서 전염됐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짐에 따라 애완동물을 키워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서울대의대 감염내과 오명돈 (吳明敦) 교수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는 병은 동물과 접촉이 늘면 당연히 증가하기 마련" 이라고 설명한다. 사람이 동물에게 물리거나 동물의 배설물을 만져서 병이 옮겨지는 등 감염경로도 다양하다.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된 병은 에이즈 말고도 다양하다. 식중독.장티부스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살모넬라는 동물의 창자에 서식하는 균이 배설물을 통해 사람에 전염된 경우. 요즈음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구아나.도마뱀 등은 살모넬라 감염 위험성이 특히 큰 동물이다.

애완동물의 기생충도 접촉을 통해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에이즈나 에볼라 바이러스처럼 동물에게는 심각하지 않지만 사람이 걸리면 치명적일 수도 있다.

요즈음 집에서 부쩍 많이 기르는 토끼도 털이나 벗겨진 피부각질 때문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데다 피부를 통한 곰팡이 감염과 배설물로 인한 기생충.세균감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吳교수는 "애완동물이 문제를 일으키는 예가 많지 않고 애완동물을 기르면 정서적으로 큰 도움이 되므로 무조건 애완동물을 키우지 말라고 할 일은 아니다" 라고 못박는다.

예컨대 면역기능이 약화된 에이즈환자는 고양이에게 있는 기생충인 톡소플라자마증이 감염되면 치명적이지만 고양이를 키우면서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으므로 고양이를 키우지 말라고 지시하지는 않는다는 것.

吳교수는 "단 병든 동물은 가급적 접촉하지 말고 어쩔 수 없는 경우엔 반드시 장갑을 끼도록 하고 장갑을 벗은 다음에는 반드시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한다" 고 강조한다. 알레르기 환자는 가급적 동물을 기르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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