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의원 정치쟁점 설문]'2여 합당 반대' 7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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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자민련 의원들은 대다수 합당에 반대했다.

79.4% (27명)가 합당에 반대했고, 찬성은 11.8% (4명)에 불과했다.

국민회의 의원 73%가 찬성한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대부분은 양당의 색깔 차이를 이유로 들었다.

"근본적으로 이념과 비전이 다른데 어떻게 합치느냐" (金學元) 는 반응이 절대다수였다.

국민회의에 대한 불신도 있었다.

김허남 (金許男).김광수 (金光洙) 의원은 "합당론은 국민회의가 우리를 흡수하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 이라고 반박했다.

내각제와 관련한 반대의견도 상당수 있었다.

"내각제 약속이 우선" (金範明) , "합당론은 양당이 합의한 내각제 약속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것" (魚浚善) 등이 이것. 박구일 (朴九溢) 의원은 "내각제는 특색 있는 여러 정당이 존재해야 하며 내각제를 지향하는 자민련이 국민회의와 합칠 수는 없다" 고 반대했다.

김고성 (金高盛) 의원은 "2여 (與)가 합당한다 해도 우리 정치현실상 내년 총선과정에서 또 제3당이 출현하게 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찬성론도 일부 있었다.

찬성론을 피력한 사람은 모두 4명이었는데 출신지별로는 경기.영남이 1명씩이고 전국구가 2명이었다.

자민련의 주류인 충청권 의원은 한명도 없었다.

이들은 당내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익명을 요구했다.

"합당이 되면 야권에서 상당수가 합류할 것" "정국 안정과 내각제 개헌을 위해서는 합당이 바람직하다" "거대여당전략이 영남권에 바람직하다" 는 게 찬성쪽 논리였다.

다만 전국구인 지대섭 (池大燮) 의원은 "정치사에 있어 '1여2야' 는 있어도 '2여1야' 의 선거는 유례가 없다.

여권이 수도권.인천.강원 등에서 표를 나눠 갖고서는 야당과 싸울 수 없다" 고 소신을 피력했다.

2여의 정책공조에 대해서는 불만 56% (19명)에 만족 41% (14명) 였다.

'불만' 의원들은 ^국민회의의 독주^자민련은 들러리^정책공조 시스템의 부재 등을 이유로 꼽았다.

반면 "같은 정당 안에서도 계파와 다툼이 있게 마련인데 이 정도면 잘하는 것" (金宗鎬.金日柱) 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다소의 불협화음을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나왔다.

박구일의원은 "우리가 무조건 국민회의를 따르기보다는 한번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최근 국민연금문제도 우리가 신중론을 개진해 대통령으로 하여금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 것 아니냐" 고 '여당 속의 야당론' 을 피력했다.

당 지도부의 당운영에 대해서는 56%인 19명이 불만스럽다고 했고 38% (13명)가 "그만하면 됐다" 고 했다.

불만의 이유는 "당지도부가 당론과 다른 개인의견을 얘기한다" "과감하고 독자적인 리더십 부재" "노화된 지도층의 세대교체가 절실" 등이었다.

특히 충청권이 박태준 (朴泰俊) 총재 등 지도부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았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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