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웅 북한 IOC위원 인터뷰 "남북 단일팀 잘될 겁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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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저녁(현지시간)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차단된 올림픽 본부호텔(아테네 힐튼)에서 만난 북한의 장웅(68)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그쪽 언론에서 내가 권력의 자리에서 밀려났다고 보도했는데 내 명함을 봐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도 겸하고 있어요. 그쪽에서는 국회의원이라고 하지. 확인도 안 하고서."

그는 북한의 체육지도위원회(한국의 대한체육회) 제1부위원장이자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이기도 하다.

-남북이 올림픽에서 두 번째로 공동입장을 했습니다.

"종합대회를 모두 따지자면 다섯 번째지요. 그리스 방송에서 '개막식 하이라이트는 바로 투 코리아가 하나가 된 것'이라고 하는 것을 들었어요. 전쟁이 잦았던 아테네가 평화를 위해 올림픽을 만든 이념과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북남이 서로 어색해 했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다음 단계인 단일팀을 논의할 때예요."

-베이징 올림픽 남북 단일팀 논의는 잘 진전되고 있습니까.

"잘 될 겁니다. 문제는 28개 경기가맹단체를 잘 설득해야 합니다. 스포츠 외교를 잘해야 해요.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때도 국제탁구연맹이 남.북한이 따낸 개인티켓을 모두 인정했어요. 남과 북이 합치면 경쟁력이 아주 높아질 겁니다."

-한국과 중국의 여자농구 경기를 직접 보던데요.

"내가 IOC에서 농구담당입니다. 기술적인 점을 제외하고 관중 수.안전.경기장 관리 등을 점검해 보고해야 해요. 그런데 오늘 한국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긴장된 것 같아. 횡격막이 꼭대기에 올라가 있더라고."

-한국신문을 상세히 보나요.

"인터넷을 보기도 하고, 보고도 받아요. 중앙일보도 월간중앙에서 1748페이지(숫자를 정확히 지적)나 되는 김운용 위원 재판기록을 분석해 이야기를 다뤘잖아요."

-김운용 위원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감이지요. 개인적인 일에 대해서는 난 몰라요. 그러나 그분이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종목에 채택되도록 한 공적은 인정해야 합니다."

아테네=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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