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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산 우리정맥] 3. 한북정맥 운악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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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옛부터 운악산 (경기도포천군화현면.9백36m) 은 화악산 (가평군북면.1천4백68m).감악산 (파주시적성면.6백75m).관악산 (과천시.6백32m).송악산 (개성시) 과 함께 '경기5악' 으로 불리웠다.

특히 운악산은 주봉이 구름을 뚫고 죽순처럼 뻗어올라간 모습이 마치 만물상을 올려놓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고 해서 '경기의 소금강' 으로 그 아름다움을 자랑했다.

겨우내 얼어붙은 무지개폭포에 한줄기 햇빛이 내리 비친다. 남도의 화신이 올라오기에는 아직 때이르지만 계곡사이로 불어오는 바람끝에 봄이 묻어난다.

복계산에서 시작해 강원도 화천군과 경기도 포천군을 가로지르면서 내닫던 한북정맥은 이곳 운악산에서 다시 한번 솟구치며 암릉미를 한껏 뽐내고 서쪽으로 방향을 튼다. 원통산에서 운악산을 거쳐 철암재로 이어지는 능선길에는 기암절벽이 앞을 막고 있어 릿지등반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봄철에는 정상부근의 진달래군락지가 암봉과 조화를 이뤄 경관이 뛰어나다.

운악산 산행들머리는 경기도 가평군에 속한 현등사나 포천군의 운주사에서 시작된다. 어느 쪽으로 오르건 정상부근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난이도가 비슷하다.

광릉내에서 일동으로 이어지는 국도 47호선에서 운악산을 바라보면 정상이 손에 잡힐듯 바로 앞에 보인다.

그러나 막상 산행을 시작하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운주사에서 20여분을 오르면 등산로가 가파라지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오른편으로 무지개폭포의 빙폭이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10여분을 오르면 쉼터가 나타나고 그 위로 서너채의 낡은 움막이 자리잡고 있다. 축대를 쌓기 위해 커다란 돌들을 깨거나 옮겨놓는 바람에 주위가 지저분해 보는 이의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40~50도의 가파른 등산로를 1시간정도 오르다 보면 한북정맥의 주능선과 만나게 된다. 오른편 (남동쪽) 능선을 따라 10분여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 오르면 전망이 탁트여 동쪽으로 매봉 (9백20m).명지산 (1천2백67m) , 북쪽으로 원통산 (5백67m).청계산 (8백49m).강씨봉 (8백30m) , 서쪽으로 기이한 형상을 한 관모봉 (5백84m) 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왼편 길은 철사다리~코끼리바위를 지나 현등사로 이어진다. 철사다리 좌우로 진달래군락지가 펼쳐지는데 우천시 사고의 위험이 있어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다. 오른쪽으로 능선을 따라 10여분 내려오면 대원사와 현등사로 갈라지는 절고개에 닿는다.

절고개에서 암벽을 오르내리고 작은 암봉을 우회하며 급경사길을 내려오면 함허대사의 부도탑을 지나 고려 때 보조국사 지눌이 중건했다는 현등사에 닿는다. 총산행시간은 5시간정도면 충분하다.

▶교통 = 상봉시외버스터미널 (02 - 435 - 2122)에서 현등사행 직행버스가 1일 3회 운행된다. 요금은 3천9백원. 2시간 소요. 4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현리행버스를 타고 상판리에서 하차해도 현등사까지 연결될 수 있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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