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서울 온 뉴욕증권거래소 그라소 이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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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세계 최대의 증권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 (NYSE) 리처드 그라소 이사장이 1년만에 다시 서울을 찾았다. 그라소이사장은 68년 NYSE에 입사해 88년 사장, 95년 이사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NYSE 이사장은 전통적으로 월가에서 내로라 하는 증권사 회장들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증권거래소 공동주최로 15일 롯데호텔에서 가진 조찬모임에서 그는 한국의 금융위기 극복 노력을 추켜세우면서 한국을 '반짝이는 별' 이라고 부르는 등 특유의 정치적 제스처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또 "한국 기업들이 투명성과 개방성이라는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둬 외국자본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지고 있다" 면서도 "한국 기업들이 국내 해외자본시장을 이용하려면 부채비율을 더 낮춰야 할 것" 이라고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특히 상장사들은 주주의 부 (富) 를 증식시키려는 자발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그라소이사장과 참석자들간의 일문일답.

- 사이버트레이딩으로 거래소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은 없는가.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수수료 절약을 꾀하는 소액투자자들은 사이버트레이딩을 선호할지 모르지만 고액투자자들은 '하이텍' 대신 '하이터치' 를 원한다. 기술이 고도의 전문적인 서비스를 대체할 수 없다. "

- 투기자금의 빈번한 유출입으로부터 시장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시장 주위를 높은 담으로 둘러싸는 것은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의 참여를 저해할 것이다. 서킷 브레이커 (주가가 단시간에 급변할 경우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 등을 이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

- Y2K 준비상황은 어떤가.

"우리는 완벽한 준비를 끝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와 연결돼 있는 다른 시장의 사고에까지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따라서 NYSE 바깥에서 발생할지도 모르는 문제를 미리 차단, NYSE 거래를 보호할 수 있는 비상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

권성철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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