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경수술, 조루방지.정력과 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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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포경수술에 관한 본지 보도에 대해 워싱턴의대 교수이며 국제기구인 '포경수술에 반대하는 의사들' 의장인 조지 데니스턴교수가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내용을 발췌해 싣는다.

지난 1월호 비뇨기과 학회지인 브리티쉬 저널 오브 유롤로지에 실린 논문에서 한국에서 포경수술을 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고 관심을 가져오던 차에 한국인 친구로부터 중앙일보 기사 내용을 들었습니다.

소년들이 어머니에 의해, 심지어 성인이 다돼서도 포경환자도 아닌데 포경수술을 받으러간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왔습니다.

포경수술은 종교적 이유로 유대교와 이슬람교 문화권, 그리고 미국과 미국의 영향을 받은 일부 영어권 국가에서 많이 하는데 물론 이런 국가에서도 신생아에게만 시술합니다.

이시기 이후의 포경수술은 포경환자 등 1%미만입니다.

저는 미국인 의사로서 이 잘못된 관행이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게 된 원인이 나의 동료 미국인의사들 때문이라는 사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포경수술을 한 남성은 20%미만이며 이중 이슬람교도와 유대교인들을 제외하면 5%미만으로 추정합니다.

아마도 한국에는 6.25전쟁중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포경수술이 전파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북한.일본.중국등 한국과 이웃한 나라에서는 포경수술이 시행되지 않는다는 사실로 미루어봐 한국에서의 '붐' 이 문화적 영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한때 포경수술 비율이 90%에 달했다가 80년대 이후 빠른 속도로 줄어들어 최근 55~60%를 정도입니다.

최근 미국소아과학회에서 공식적으로 신생아기 포경수술이 불필요하다고 발표, 앞으로는 미국에서도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 포경수술을 하는 이유가 청결하기 위해 혹은 조루방지나 정력증강을 위해서라는 사실도 저에게는 새롭습니다.

포경수술이 배우자 자궁암발생과 무관하다는 사실도 이미 알려졌으며 더우기 조루나 정력증강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특히 포경수술과 섹스에 관한 학설은 분분하지만 포경수술이 정력을 감소시킨다는 학설이 우세합니다.

다시한번 정상인에게는 포경수술이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조지 데니스턴 워싱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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