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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춤추고 연주도…음악·춤 소재게임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6일 오후5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오락실 '원더파크' .20여명이 한 게임기를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젊은이 두 명이 신나는 리듬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댄스댄스 레볼루션' 이라는 이 최신게임은 그래픽 화면이 지시하는 방향에 따라 스텝을 밟으면 점수가 올라간다.

그 옆의 '비트 스테이지' (원제 '비트 마니아' ) 라는 게임도 낯설기는 마찬가지. 배경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화면 위쪽에서 떨어져 내리는 음표에 맞춰 건반을 누르면 멋진 음악이 연주된다.

오른쪽의 턴테이블처럼 생긴 원반을 돌리면 힙합음악 등에서 사용되는 '스크래치' (음반을 앞뒤로 움직여서 내는 잡음) 효과를 낼 수도 있다. 기계가 지시하는 대로 연주를 하면 점수가 올라가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최근 음악과 춤을 소재로 한 건전한 게임들이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게임의 원조 격인 '비트 마니아' 는 지난해 일본 게임업체 코나미에서 개발된 이후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에선 지난해 말부터 시작해 일반 게임기에 비해 가격이 3배 가량 비싼데도 벌써 2백여대가 보급됐다. PC통신에는 비트 마니아 동호회까지 생겨날 정도다.

이외에 어린이를 위한 색과 음을 맞추는 '포픈 뮤직' , 드럼 비트를 넣는 '드럼 마니아' , 기타연주를 할 수 있는 '기타 프릭스' 가 속속 출시될 예정이어서 음악게임의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비트 마니아' 의 경우 가정용 게임기까지 개발돼 가족간의 건전오락 정착에도 기여하고 있다.

춤과 관련된 게임 역시 조만간 상한가를 기록할 듯. 현재 국내에 '시험용' 1대 뿐인 '댄스댄스…' 이 5월쯤 본격 상륙하면 비트 마니아 이상의 인기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서도 올해초 출시돼 불과 2개월 만에 4천대나 보급됐기 때문. 이처럼 음악.춤 게임이 유행하는 이유로는 우선 음악에 민감한 젊은이의 특성을 꼽을 수 있다.

이 게임들에선 힙합을 비롯, 하우스, 테크노, 레게 등의 리듬이 흘러나와 게이머를 즐겁게 한다. 대형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강력한 사운드는 게이머에게 뮤지션이나 댄서가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인기 포인트. 신촌의 한 오락실에서 만난 차인엽 (23.이화여대 4년) 씨는 비트 마니아에 대해 "폭력적이지 않아 여성들도 친근감을 갖게 된다" 고 말한다. 간간이 가족들이 함께 찾아와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띄는 것도 같은 이유다.

*** 원산지 일본선 '비트마니아'대회까지

춤.음악 게임 본산지인 일본의 비트 마니아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10월 제작사 코나미에서 주최한 '비트마니아 선수권 대회' 만 봐도 알 수 있다. 지역별 예선을 거쳐 일본 전역에서 올라온 67명의 게이머들이 격돌한 이 대회는 주요 언론들의 관심을 끌 정도로 화제였다.

이 토너먼트에서 0000점 만점에 무려 9만9천337점으로 우승한 000라는 게이머는 매니어들의 영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비트 마니아와 관련된 상품도 큰 인기다. 모자나 티셔츠 등은 물론이고 라이터.반지.거울.핸드폰 장식까지 등장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또 현재 3탄까지 등장한 이 게임 음악의 제작에 참여한 토모키 하라타나.히로시 와타나베의 음반도 좋은 반응을 얻는 중이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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