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데이트] 김석류 아나운서가 말하는 야구 그리고 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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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여신’으로 인기를 모으는 김석류 KBS N 아나운서가 1일 서울 도산공원에서 인터뷰 중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요즘 방송 때문에 매일 새벽 4시를 넘겨 잠이 들곤 하지만 힘든 만큼 보람을 느낀다”며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이영목 기자]

프로야구 중계를 볼 때마다 깜찍한 외모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여성을 만나게 된다. TV 시청자뿐 아니라 네티즌 사이에서도 ‘석류 여신’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김석류(26) KBS N 스포츠 아나운서다. 그날 경기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하는 선수를 인터뷰하는 게 주된 역할이다.

선수들은 그와의 인터뷰를 마치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는 정도의 영광으로 여긴다. 여기에다 김 아나운서는 한 달 전부터 매일 밤 12시 프로야구 소식을 전하는 ‘아이 러브 베이스볼’ 진행까지 맡으면서 야구팬 곁으로 더 다가왔다.

◆심정수를 심장수 선수로

2007년 KBS N 스포츠에 입사한 김 아나운서는 선수들을 인터뷰하는 리포터로 스포츠 무대에 데뷔했다. 작은 체구의 그가 덩치 큰 남자 선수들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대학 시절 꿈은 쇼핑호스트였다고 한다. “그런데 시험을 볼 때마다 떨어졌어요. 어려 보이는 외모 때문에 면접관들에게서 ‘몇 년 뒤에 다시 오라’는 말을 듣곤 했죠. 그러다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하게 됐어요.”

입사 전까지 김 아나운서는 스포츠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할 줄 아는 운동도, 관심 있는 스포츠도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초기에는 실수도 많았다.

“처음 인터뷰했을 때가 아직도 기억나요. 2007년 7월 야구장에서 심정수(당시 삼성) 선수 인터뷰를 했는데, 이름을 계속 ‘심장수 선수’라고 불렀던 거예요. 나중에 다시 만나면 꼭 사과드리고 싶었는데 은퇴하셨더라고요. 아직까지 죄송해요.”

2년이 지난 지금, 그도 이제 베테랑이 돼 가고 있다. 방송 준비 때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는다. 경기 전 미니인터뷰는 물론 경기가 끝난 뒤 감독·선수들과의 질문 내용도 그가 직접 작성한다.

“경기를 지켜보며 끊임없이 메모를 하죠. 하루에 두세 시간 정도 스포츠 뉴스도 읽고요. 어떤 이슈들이 있는지 모른다면 선수들한테 질문을 할 수도 없잖아요. 이제는 인정해주시는 분이 많아져 보람을 느낍니다.”

◆여성 스포츠 캐스터가 꿈

김 아나운서는 “여성이기 때문에 더 유리한 점도 있다”고 밝힌다. 김성근 SK 감독은 “여자 아나운서들이 인터뷰를 하면 평소처럼 화난 듯한 표정을 하고 있기가 미안해 일부러라도 웃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또 남자 선수들은 질문이 다소 생뚱맞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도 친절하게 말대꾸를 해준다.

하지만 여자라서 겪는 고충도 적지 않다고 했다.

“한번은 친한 선수랑 대화를 나누다 ‘나중에 전화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을 들은 팬이 게시판에 글을 남겨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어요. 방송 중 손이 닿은 모 선수와는 ‘사귄다’는 소문이 난 적도 있고요. 결혼할 사람도 있는 선수였는데…. 무척 속상했어요.”

얼마 전부터 심야 프로인 ‘아이 러브 베이스볼’ 을 진행하면서 김 아나운서는 수면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잘 수 없다고 한다. “그래도 참아야지요. 제 꿈인 스포츠캐스터로 성공하기 위해서요.”

김석류는 …

▶생년월일 : 1983년 8월 25일 ▶가족관계 : 1남1녀의 막내

▶출신 : 서울 ▶키 : 1m63cm ▶혈액형 : A형

▶전공 : 한양대에서 실내환경디자인 전공 ▶별명 : 석류 여신(팬들이 붙인 별명)

▶ 특기 : 일본어(일본 와세다대에서 1년간 국비로 교환학생)

▶ 좋아하는 선수 : 양준혁(야구)·최태웅(배구)

▶ 즐기는 운동 : 스노보드(유일하게 할 줄 아는 운동)

▶ 이상형 : 진심을 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대화가 통하는 남자

▶ 가장 최근에 본 영화 : ‘국가대표’(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을 흘렸다)

▶ 경력 : 2007년 한국경제TV 시황 캐스터, 2007년 KBS N 스포츠 아나운서 입사, 프로야구·프로배구 현장 리포터, 현재 KBS N의 ‘아이 러브 베이스볼’ 진행


김효경 기자 , 사진=이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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