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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서 전시회…'만화'주제 6인작품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주차장에서 전시를 한단다. '드라이브 인 씨어터' (자동차를 탄 채 영화관람하는 것)가 거론되더니 '드라이브 인 뮤지엄' 이 나온 것일까.

아트선재센터 (4월11일까지.02 - 733 - 8949)에서 올 봄 마련한 '주차장 프로젝트' 말이다. 말 그대로 미술관 지하 주차장 벽과 공간을 이용한 전시다.

주제는 만화. 평소 자유분방한 '만화적 상상력' 에 관심을 기울여오던 김범.이동기.이창준.전용석.정수진.황은정 등 6명의 젊은 작가들을 초대했다.

"단순히 전시 공간을 옮긴 게 아니라 장소의 파격을 통해 실험성 강한 작업을 끌어들인다는 발상" 이라는 게 김윤경 학예연구원의 설명. 전시 기간 중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주차장으로 이용된다.

무엇보다 작가들에겐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작업장이 주어졌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가령 주차장 기둥벽을 새까맣게 메워나간 정수진 (30) 씨나 한 면 전체를 마치 자신의 연습장처럼 차지해 대형 만화를 제작한 전용석 (31) 씨의 작품들은 기존의 미술관 개념에서 수용하기에 무리가 있어 보이는 것들이다.

참여작가 중 최연소인 이창준 (25) 씨의 코스프레 (costume play:좋아하는 만화 캐릭터의 옷차림을 흉내내는 것) 사진, 황은정 (28) 씨의 애니메이션 등도 역시 대중문화의 총아인 '만화' 를 미술과 접합시키고자 하는 작가들의 관심이 미술관 측에서 주창하는 '대안 전시공간' 을 만나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주차장 프로젝트' 는 단순한 전시공간의 확장개념에서뿐 아니라 미술과 이질적인 장르를 미술관이 끌어안으려는 시도라는 점이 눈에 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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