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인 일본 세이칸 터널은 유로 터널과 달리 일본 정부가 투자해 만들었다. 45년 태풍 피해로 1430명이 죽자 정부가 흥분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해협을 안전하게 건너는 방법을 찾다가 터널을 만들기로 했다. 설계와 공사에 수십년이 걸렸고, 지진대를 통과하는 터널을 완성했다. 세이칸 터널 역시 철도용으로 설계됐지만 비행기에 밀려 터널 사용은 부진하다.
이렇게 기존 터널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해저 터널에 대한 구상은 계속되고 있다. 스페인과 모로코 정부는 올 초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해저 터널을 2008년까지 건설키로 결정했다. 2700만유로가 들 것으로 예상되는 터널 건설을 위해 두 나라는 유럽연합(EU)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상지대 토목학과 이승호(한국토목학회 터널분과위원장)교수는 "세계 각국에서 나라 간을 연결하는 수단으로 해저 터널을 염두에 두는 것은 육상 교통이 해상이나 항공보다 훨씬 저렴한데다 기상조건에 영향을 덜 받고 수송량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천문학적인 비용, 두 나라 간 공법 의견 차이 등으로 공사가 순조로웠던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원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