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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관광객들 '와플 과자 오이시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일 오전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노리코(36)씨는 장바구니 안에 일회용 삼계탕과 들기름, 초컬릿으로 만든 찰떡파이 외에 와플 과자를 두 상자나 담았다. '우유와 버터가 들어가 달콤한 맛을 내고 낱개로 포장돼 있어 깔끔하다'는 것이 와플 과자를 택한 이유다. 노리코씨 외에도 장 바구니 안에 대부분 와플 과자를 한 두 상자씩 챙겨 넣은 일본인들이 눈에 띄었다.

일본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는 지난 1월 '일본 관광객 인기 상품존'이 생겼다.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50여 개 상품을 3~4m 공간에 진열해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중 최근 가장 주가를 올리고 있는 상품 크라운 제과의 버터와플. 일본인이 좋아한다는 한국의 매운맛도 아니고 쫀득한 찹쌀떡(모찌)맛도 아니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에 ‘오도독’ 씹는 맛이 특징이다.

실제로 롯데마트 서울역점 지난 1~7월의 버터와플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17%증가해 약 4.2배 늘었다. '일본 관광객 인기 상품존'에 같이 진열된 다른 상품보다 증가율이 두 배 가량 높은 수치다. 같이 진열된 유자차류는 172%늘어 2.7배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고 찰떡파이는 143% 증가해 2.4배 늘었다.

일본 관광객 인기상품존에는 김치와 고추장, 삼계탕 등 이미 일본인에게 잘 알려진 음식도 있지만 와플 과자처럼 의외의 상품도 적지 않다. 과자류의 경우 신당동 떡볶이, 후렌치파이 딸기, 해바라기 초코볼, 매운 초콜릿, 홍삼 캐러멜 등이 인기를 끌고 있고 인스턴트 냉면, 잡채류도 인기다. 죽염비누, 죽염치약, 참기름, 들기름, 고추맛기름 등도 진열돼 있다.

유자차는 싱겁고 담백한 차 종류에 익숙한 일본인들에게 새콤달콤한 맛으로 주목을 끌고 있고 찰떡파이는 찹쌀떡을 좋아하는 일본인 입맛에 들어맞았다. 들기름도 특유의 고소한 맛으로 인기다. 그래도 와플의 인기는 단연 독보적이다.

롯데마트 나근태 홍보팀 과장은 "일본인들은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입소문’이 강해 누가 사가서 맛이 좋으면 금방 소문이 퍼진다"며 "와플 과자의 최근 매출 증가도 입소문의 힘"이라고 전했다.

식품유통업계에서는 김치와 고추장, 삼계탕 외에 과자나 조미료 등 의외의 음식들이 또 다른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반응이다.

일본 유통 매장에서 '깜짝 특수'를 일으키고 있는 다시다도 최근 외의의 '복병'이다. 니혼TV의 인기 프로그램 '마녀들의 22시'에서 최근 한국 출신 40대 주부가 자신의 피부관리 비법으로 북어국을 추천했고 요리를 하면서 말린 북어포를 다시다와 함께 끓이는 장면이 방송됐다.

방송 이후 주부들은 '다시다가 대체 무엇이냐'며 수소문하고 있고 한국에 온 일본인 관광객들은 요즘 다시다를 찾는데 여념이 없다. 일본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선 하루 10만원이던 다시다 매출이 하루 37만~50만원으로 늘었다.

계기영 롯데마트 서울역점 식품담당매니저는 “한국의 맛과 멋을 알리기 위해 일본인들에게 인기있는 상품을 별도 구성하는데 유행이나 특정 시기도 상품 구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글·사진=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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