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교육장관 '학생운동말라' 신입생에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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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학생운동권 출신인 이해찬 (李海瓚) 교육부장관이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 전원에게 "학생운동을 삼가줄 것" 을 당부하는 편지를 보내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李장관은 현재 인쇄에 들어간 7쪽 분량의 이 서한에서 "대학 4년을 잘못 보낸 사람은 인생 40년을 헤매게 된다" 며 불법적인 학생운동을 자제하고 21세기를 준비하는 삶을 설계해줄 것을 강조했다.

그는 "사회주의는 20세기말에 끝난 단막극" 이라며 "대학에 입학하면 일부 운동권 선배들이 불법 폭력시위를 마치 학생들만의 권리이자 소외된 이웃을 위한 당연한 희생인 것처럼 부추길 것" 이라며 경계를 당부했다.

분단 조국의 현실을 가슴아파하고 소외계층에 관심을 갖는 것은 젊은 학생들에게 당연한 일이지만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총련에 가입하거나 폭력시위에 참가할 경우 치러야 하는 형사처벌과 가족의 고통은 예상보다 훨씬 가혹하다는 것이다.

李장관은 이어 "1, 2학년 때는 강원도 산골이나 남해의 섬, 지리산 등 국토를 순례하고 고찰을 찾아 새벽의 인경소리를 듣거나 해외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등 견문을 넓히되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창의성을 지닌 전문가들만 살아남는 만큼 3, 4학년 때는 전공 공부에 몰두하길 바란다" 는 충고로 편지를 끝맺었다.

李장관은 서울대 사회학과에 재학중이던 지난 74년 민청학련 (民靑學聯) 사건으로 구속돼 제적되고 10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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