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황규연, 3-2 뒤집기승 …새해 첫 꽃가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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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기묘년엔 토끼띠인 내가 왕이다. "

토끼띠 황규연 (24.현대) 이 기묘년 모래판의 첫번째 제왕에 등극했다.

황은 17일 서울 KBS 88체육관에서 벌어진 99설날장사씨름대회 결승전에서 팀동료 이태현 (23)에게 3 - 2로 역전승을 거두며 올해 첫번째 꽃가마에 올라탔다.

우승상금은 5백만원. 97, 98년 올스타 대회에서만 우승해 '올스타 장사' 로 불려온 황은 이번 대회에서 박진태 현대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대회시작 전 박감독은 " (황) 규연이가 일을 낼 것이니 지켜보라" 며 돌풍을 암시했다.

결승전 첫판은 이태현이 따냈다.

황을 상대로 통산 6승4패로 앞선 이는 덧걸이로 먼저 한판을 앞섰다.

그러나 황은 둘째 판에서 안다리 기술로 이를 모래판에 뉘며 한치 양보 없이 맞섰다.

세번째 판 들어 황은 잡채기로 한판을 추가하며 이를 막판으로 몰고 갔다.

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이는 네번째 판에서 황을 들배지기로 제압하며 2 - 2,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다섯번째 판에서 황은 샅바싸움을 벌이다 주의를 받아 불리한 상황에 빠졌다.

그러나 황은 경기종료 1분여를 남기고 사력을 다한 덧걸이를 성공시켜 생애 첫 설날장사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이태현에게 1 - 2로 아깝게 패한 김경수 (27.LG) 는 3.4위전에서 진상훈 (26.진로) 을 배지기 기술로만 2 - 0으로 제압, LG의 체면을 세웠다.

그러나 LG의 '골리앗' 김영현 (23) 은 대회를 앞두고 급성편도선염으로 컨디션이 나쁘기도 했지만 최근 씨름단과의 연봉협상에 불만을 품고 대회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씨름단은 김으로부터 납득할 만한 해명을 듣지 못할 경우 징계하거나 최악의 경우 임의 방출까지 검토 중이다.

김은 올시즌 연봉으로 1억4천만원을 요구해왔으나 LG측은 1억원을 제시해 협상이 난항을 겪어왔다.

◇ 순위 = ①황규연 ②이태현 (이상 현대) ③김경수 (LG) ④진상훈 (진로) ⑤윤석찬 ⑥윤경호 (이상 현대) ⑦윤문기 (진로) ⑧염원준 (상비군)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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