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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158명, 여성 54명 … 일 총선 기록 쏟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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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달 30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확실시되자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대행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일본의 정치지형을 뒤바꾼 8·30 총선은 갖가지 기록을 쏟아냈다. 변화를 기치로 내건 민주당의 부상으로 의원들이 젊어지고 참신해진 데다 여성들의 부상이 두드러졌다.

31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초선 당선자 수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총 158명으로 480명의 전체 당선자 중 3분의 1에 육박했다.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96년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신인을 대거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에서는 143명이 초선이다.

여성 당선자도 54명으로 사상 최고다. 우정(郵政) 민영화를 내걸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가 여성 신인을 대거 기용해 43명의 당선자를 낸 4년 전 기록을 뛰어넘었다. 민주당 당선자 308명의 평균 연령은 49.4세로 56.6세인 자민당(118명)에 비해 7세가량 젊었다. 민주당은 40대 이하가 54%인 반면 자민당은 50대 이상이 77%로 노인당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친족의 지역구를 계승했거나 부모가 의원인 경우를 세습으로 규정했을 경우, 자민당은 당선자의 절반에 가까운 55명(46.2%)이 여기에 해당했으나, 민주당은 32명으로 10.4%에 불과했다.

민주당은 또 지방 정계 출신이 88명(28.5%)으로 많은 반면 관료 출신은 34명(11.0%)에 그쳤다. 민주당이 관료 정치 타파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이지만 행정경험이 있는 인재가 부족해 국정 운영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총리로 지명될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지역구 최다 득표의 영광을 차지했다. 홋카이도(北海道) 9구에서 20만1461표를 얻어 2005년 고이즈미 당시 총리가 세운 19만7037표를 넘었다.

민주당의 예상을 웃도는 압승으로 상대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내주는 일도 생겼다. 교도(共同)통신은 민주당이 비례대표 긴키(近畿) 권역에서 획득한 의석수가 후보자수를 넘어서는 바람에 2석분을 자민당 등에 내주게 됐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예상 밖으로 선전하면서 오사카(大阪)·교토(京都) 등을 포함하는 긴키 권역에서 후보 등록자보다 2석 많은 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후보 수가 실제 당선권에 든 수보다 적을 경우 차기 순위의 다른 당 비례대표 후보가 당선자가 된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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