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수능 320점 넘어야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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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재수 (再修) 를 하느냐, 마느냐 - . 99학년도 대학입시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상당수 수험생들이 재수를 놓고 고민중인 가운데 벌써부터 학원마다 재수생 유치열기가 뜨겁다.

매년 대입이 끝나면 아쉬움 속에 재수의 길을 택하는 수험생은 최근들어 대략 23만여명. 이들 중에는 각고의 노력 끝에 환희의 웃음꽃을 피우는 수험생도 있지만 오히려 실패하는 수험생도 있다.

대입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재수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 재수생 추세 = 98학년도 대입에서는 전체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 88만여명의 27.8%인 24만5천여명이 재수생이었다.

지난해는 IMF의 영향으로 재수생이 줄어 99학년 수능의 경우 재수생은 전체 지원자 86만여명의 26.7%인 23만여명이었다.

대입전문기관들은 올해도 재수생이 다소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변수는 수능이 앞으로도 쉽게 출제된다는 것. 수능이 쉬울수록 재수생에게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 재학.재수생 수능점수 비교 = 97학년도 수능에서는 5.85 (남)~18.26 (여)점, 98학년도에는 1.58 (남)~19.51 (여)점씩 재학생이 재수생보다 높았다.

그러나 수능 평균점이 30점 가량 오른 99학년도에는 재수생 평균 (2백42.7점) 이 재학생 (2백39.8점) 보다 2.9점 높아 판세가 역전됐다.

대입전문가들은 "문제가 쉬우면 1년 동안 더 많은 문제를 풀어본 재수생이 유리하기 때문" 이라고 풀이했다.

이같은 추세는 대입에 반영돼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자중 재수생 비율이 지난해 25.6%에서 올해는 30%로 높아졌다.

◇ 재수 선택 = 평소 모의고사 성적보다 수능성적이 낮았거나 급작스런 병으로 시험을 치르지 못한 경우 상위권.중상위권.중위권의 경계선에서 원하는 대학입학에 실패한 경우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평가실장은 "재수 가능선은 올해 수능기준 3백20점" 이라고 밝혔다.

그 정도는 돼야 재수를 통한 성적향상과 원하는 대학의 진학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은 "지난해 모의고사 성적보다 수능성적이 낮은 학생이 재수를 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무작정 재수는 곤란하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공통적 지적이다.

◇ 재수준비 방법 = 종합학원 등록, 종합학원.단과학원 병행, 기숙학원, 독서실.단과학원 병행 등이 있다.

공부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주변 공부여건이 괜찮다면 독서실.단과학원 병행 방법, 의지가 약하고 여건이 좋지 않다면 기숙학원이 바람직하다.

종로.대성 등 대형 종합학원은 이미 모집을 끝낸 상태며 단과학원과 기숙학원은 이달말까지 학생들을 모집한다.

도심에서 떨어진 산속에 기숙사를 만들어 '기 (氣)' 훈련을 통해 학생들의 생활을 관리하거나 뒤진 과목을 집중 지도하는 학습 클리닉을 실시하는 기숙학원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고시원아카데미 반길환 원장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중도포기 가능성이 큰 학생들은 고시원 식으로 운영되는 기숙학원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고 조언했다.

오대영.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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