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시사토크쇼 맡은 손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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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중견 연극배우 손숙 (55) 씨는 올해 10년 단위 숫자와 3차례 인연을 맺는다. 첫째 4월이면 MBC 라디오 간판 프로인 '여성시대' 진행이 10년을 넘어선다. 둘째 최근 정동극장과 20년 장기출연 계약을 맺었다. 또한 그가 창단멤버로 활약한 소극장운동의 산실 산울림도 창단 30년을 맞았다.

우연치고는 재미있는 기록이다. 그가 이번에는 본격 시사토크쇼를 맡았다. 31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방송되는 '일요일에 만난 사람' (인천방송) .신변잡기를 늘어놓는 오락토크쇼가 범람하는 세태에서 각계 리더를 초대해 우리 사회 현안을 하나하나 파헤칠 작정이다.

"이 시대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속내를 그대로 보여주겠어요. 특정인을 치켜세우거나 일방적으로 그들의 말만 듣는 시간은 되지 않을 겁니다. 비평도 하고 토론도 하며 뭔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공론의 장으로 키우고 싶어요. " 때문에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게 인터뷰라는 것. 출연자에 대한 철저한 공부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준비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 고 묻자 "외부 강연과 사회를 최대한 줄이고 프로에 전념하겠다" 고 답했다.

특히 이른바 힘있는 사람들에게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여성시대' 를 10년 동안 이끌며 느낀 '민초' 의 아픔과 슬픔, 즉 가슴 답답한 심정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사회의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각오. 사실 그는 예전부터 여러 매체에 정치칼럼을 써왔고, 책도 펴내기도 했다.

"사람냄새를 살리겠어요. 함께 어울리는 사회가 돼야 하지 않을까요. 모두가 어렵다고 한숨쉬는 요즘 희망만은 잃지 않았으면 해요. " 이런 뜻에서 그가 케이블 PBC (CH33)에서 진행하는 '손숙의 사랑歌 행복家' (매주 화요일 오전11시)가 큰 힘이 된다고.

"고난의 시대를 너무나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매일 반성기도를 올린다" 며 숙연해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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