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순노인 전남대에 1억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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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광주시서구화정4동 민현식 (閔鉉植.83) 할아버지가 26년 동안 생활비를 아껴 모은 1억원을 전남대에 29일 기증했다.

閔할아버지는 "딸 다섯을 둔 뒤 40대에 얻은 늦둥이 아들 3형제의 결혼 때 쓰려고 모았다" 며 "두 아들의 성장에 밑거름이 된 전남대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고 말했다.

전남화순에서 2천여평의 농사를 짓던 閔할아버지는 73년 광주로 이사하면서 농토의 절반을 팔아 광주시동구학동 남광주시장에 있는 20여평짜리 목조점포를 매입해 임대했다.

생활비를 아껴 저축하는 한편 '낭비 줄이기 일기' 쓰기를 시작, 그동안 하루도 빠지지않고 수입과 지출내역을 기록했다.

그러는 동안 장남 병진 (丙眞.39.광양시금호동.광양제철 근무).차남 병근 (丙根.35.광명시철산동.치과의사) 씨가 전남대 공대.치대를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부인이 10년 전 작고한 뒤 閔할아버지는 사업준비 중인 미혼 막내아들 (32.동신대졸) 과 24평형 아파트에서 살면서 손수 장을 보고 5㎞가 넘는 노인정도 걸어 다니는 등 근검절약 정신을 실천했다.

노성만 (盧成萬) 전남대총장은 "일단 학교발전기금으로 적립한 뒤 閔할아버지와 상의, 두 아들이 다닌 대학의 장학금으로 활용하겠다" 고 밝혔다.

광주 =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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