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연앵커,11년 진행경험 살려 시청률경쟁등 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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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방송사 보도국은 분단위 시청률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 시청률은 다음날 저녁뉴스의 아이템 선정과 배열에도 영향을 미친다.

MBC아침뉴스 '굿모닝 코리아' (월~토 오전6시) 의 진행을 맡고 있는 백지연 앵커가 TV뉴스를 분석한 논문 '텔레비전 뉴스 제작과정에 관한 참여관찰 연구' 를 발표해 화제다.

백씨가 연세대 대학원 신방과 석사학위논문으로 제출한 이 '텔레비전…' 에는 88년5월 MBC '뉴스데스크' 에 발탁된 후 11년간 뉴스 앵커로 일해온 필자의 현장 지식이 충실하게 담겨 있다.

우선 뉴스의 시청률 경쟁에 대한 분석. 우리 방송에선 흥미성이 전통적인 뉴스 가치 기준인 시의성.근접성에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쟁사에 비해 시청률이 낮은 다음날엔 시청자들의 생활에 직접적 파장을 미칠 만한 기획기사가 평소보다 많이 보도된다. 또한 뉴스 아이템 배열에 있어서도 경쟁사의 드라마가 끝나는 시간 등 시청자의 유동이 큰 순간에 흥미성이 높은 기사가 집중 배치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백씨는 이런 현상을 "외국에서는 뉴스시청률 경쟁이 상업적 차원인데 비해 우리는 방송사 뉴스의 권위를 좌우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 이라고 풀이했다.

백씨는 또 뉴스원이 정부 등 출입처에 과다 편중되는 현상도 분석했다. 지난해 8월 방영된 뉴스데스크 5일치를 분석한 결과 전체 기사 중 77.9%가 출입처를 통해 나온 것이었다.

그중 검찰.경찰이 27%, 국회.정당이 24%, 기업.업계가 24%, 청와대가 11%를 차지했다. 백씨는 이런 현상에 대해 "학계 등에선 이런 관행을 비판하고 있지만 이는 우리 사회의 정보가 정부 부처에 심하게 편중된 것에도 원인이 있다" 고 지적했다.

백씨는 "늘 뉴스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동료들 사이에 소위 '관행' 으로 불리는 것을 이론으로 정립해보고 싶었다" 며 "TV뉴스에 대해 실증적 정보를 얻고 싶어하는 학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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